[시사뉴스 김정호 기자]박원순 시장은 13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부분폐쇄 조치됐다 진료를 정상화한 병원 3곳을 잇따라 방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아 격리 투석실과 응급실을 점검하고 의료진과 환자들을 격려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이날 진료를 정상화했다. 박 시장을 만난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감염관리실장은 병원에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 실장은 "35일간 병원을 거의 닫았기 때문에 완전히 수입이 없는 상태라 직간접적 손실이 굉장히 많았다"며 "의료인들의 노력과 땀이 보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끝까지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굉장히 큰 손실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병원 전체를 자발적으로 폐쇄 결정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의료진들이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진해서 (메르스를) 극복되게 된 것에 대해서도 축하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서울시, 보건소, 소방서, 지역사회 전체가 민관, 여야 모든 것을 넘어서서 협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교훈이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감염 질병이 왔을 때 이런 혼란과 손실 없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예방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박 시장은 병실을 폐쇄하는 코호트 격리됐던 강동성심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병원 정문에는 '감사합니다. 지켜냈습니다', '믿습니다 강동성심병원'라고 적힌 현수막 두 개가 걸려 있었다.
박 시장은 15층 메르스 총괄대책본부에서 감염내과장, 응급실장 등을 만나 병원 건축시 병동·부서별 독립 운영 방안, 응급실 공간 분리 방안 등을 경청했다.
박 시장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 소 잃고라도 외양간 고쳐야 한다"며 "일반병원은 일반환자를 보고 감염환자는 공공병원이 치료하고 격리할 수 있도록 감염 전문 병원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가 하고 안 된다면 서울시라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삼열 강동성심병원장은 "메르스 이후 회복기간을 따지면 20주 정도 소요된다"며 "그간 220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고 메르스 발생 이후 대응 비용만 1억4000만원이 들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오후 3시30분께 건국대학병원에 도착한 박 시장은 지하 1층에 마련된 '사랑의 편지 릴레이를 쓰다'에 "건대병원 의료진을 응원합니다. 7.14 서울시장"이라고 적었다.
지하 1층 작업치료실과 일상생활동작실을 방문해 환자들이 재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은 이 병원 방사선사를 만나 직접 소감을 묻기도 했다.
박 시장을 만난 병원 총무과 관계자는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되면서 250~300억원을 손해봤다. 지방세를 3년 정도만 감면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신청사 8층에서 보건·감염병 전문가와 병원장, 25개 자치구 보건소장 등 보건 의료전문가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메르스 방역 및 공공의료 혁신 토론회에 참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렴된 의료계 종사자와 전문가, 시민들의 정책제안, 그리고 함께 나눈 심도 깊은 고민의 결과물은 서울시가 추후 발표 예정인 '공공의료 체계 혁신방안'에 종합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