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교황 프란치스코가 사람들이 부를 숭배해 빈민층을 '돈의 제단'에 희생물로 바치고 새로운 금송아지인 부를 숭배하고 있다며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CNN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은 전날 남미 3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지 파라과이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물론 모든 문화가 발전하려면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재계 지도층은 그 이익이 부유층의 주머니뿐만 아니라 빈민층의 주머니에도 갈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재계 지도층에게 "돈과 이익의 제단에 사람을 제물로 올리는 맹목적 경제 모델에 굴복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앞서 지난 9일 볼리비아에서 끊임없는 이익 추구를 악마의 배설물이라고 했던 교황의 비난도 통렬했으나 이날 비난도 나름대로 강렬했다.
그는 또한 “금송아지 숭배가 금전 숭배와 비인간적 경제의 독재라는 새롭고 무자비한 형태로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교황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맹렬한 비난으로 좌파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일부 인사들은 교황이 사회주의를 설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교황은 이날 설교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그의 관심은 그리스도교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도 바울을 언급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며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우리를 부유하게 하려고 스스로 가난을 택한 예수의 얼굴을 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신이 사제였을 때 고해성사를 들으면 신도들에게 자주 가난한 사람들의 컵에 동전을 던져줬는지 아니면 그들의 손을 잡았는지를 물어봤다며 신도가 동전만 넣었다고 답하면 이는 가난한 사람을 경멸하고 죄 많은 영혼을 위로하려는 대상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해줬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보살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