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최근 그리스, 중국, 푸에르토리코 위기 사태가 대규모 세계 금융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이들 위기들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11일(현지시간) 이들 3개 지역에서 발생한 금융 관련 위기가 세계 금융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전 세계 주요 은행과 금융기관들의 그리스, 중국, 푸에르토리코 노출도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WSJ는 또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미 그리스에서 발을 뺐고, 유럽 다수 나라들이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에 대비해 금융시스템에 '방화벽'까지 구축해둔 상황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도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자치령이기는 하지만 금융·경제 규모가 크지 않고 그리스 문제과 달리 심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세체티 브랜다이스대 교수는 "현재 이들 위기의 파급 효과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하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잔 룬드 맥킨지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상황은 2008년 위기보다는 1990년대 초반 저축 및 대출 위기 사태와 유사해 보인다"면서 "지역화된 국가 위기는 큰 국제 파급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 세계 금융기관이 2008년 금융위기를 거쳐 위기 대응 능력이 더 강해져 2008년과 유사한 크기의 금융 위기가 일어나더라도 후폭풍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실례로 국제결제은행(BIS)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여러 은행의 타국에 대한 외화 대출 규모는 2004∼2007년 사이에 무려 17%나 늘어났지만 2008년 위기를 겪은 뒤부터 이 비율은 해마다 0.5%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WSJ는 "그러나 위기는 여전히 존재하면 아직 안전한 상황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이 안고 있는 외화 부채가 2008년에 비해 무려 4배 가량 늘어나 무려 8000억 달러(약 904조8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이 미국 내 금융·자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록 매우 적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 중국의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중국의 위기로 이들 국가들이 받는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중국의 세계적인 영향력도 2008년 위기 당시보다 크게 강화된 가운데 중국 위기의 위협은 과거보다 훨씬 클수 있고,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은 전체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밖에 이들 위기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는 '투자와 고용을 저해하는 불확실성'도 포함된다. 오래 된 그리스 위기에 이어 최근 숨어 있던 푸에르토리코 채무 위기가 드러나면서 전세계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불활실성이 커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