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영국에서 아동 시절 20명에 한 명 꼴로 성적 강탈 행위를 당했다는 공식 추계가 있지만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이에 관한 특별 조사를 수행할 판사가 주장했다.
9일 로월 고다드 판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영국의 학교, 병원, 고아원 등 여러 기관에서 저질러진 미성년 대상 성적 폭력과 강탈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개시했다. 판사는 이날 "영국에서 힘 센 자리에 있는 그 누구라도 우리의 조사를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유명 방송인 지미 새빌이 사망하면서 어린 시절의 성추행과 성폭행을 둘러싼 침묵의 댐이 일거에 무너졌다. 수십 명이 비록 사후이긴 하지만 새빌에게 수십 년 전에 성적으로 강탈 당했다고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 고발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옮겨져 보잘 것 없는 택시 운전사에서부터 유명 연예인, 목사 및 정치가가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그간 몇 십년 동안 경찰이 혐의를 인지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이 뒤늦게 유명 인사들에 대한 소문을 캐는 것과는 별도로 올해 초 고다드 판사에게 공공 기관들이 아동 대상 성범죄 의혹을 어떻게 처리해 왔는지를 조사할 권한이 주어졌다. 대상 기관에는 정부 관공서, 경찰, 병원, 교회 및 BBC가 포함되어 있다.
피해자들은 익명으로 증언할 수 있으며 전직 공무원들은 공적 비행을 폭로할 때 관련되었다 해도 기소가 면제되는 특권이 주어진다.
뉴질랜드 출신의 고다드 판사는 "조사위가 혐의자들의 유죄를 판결할 권한은 없지만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을 실명으로 밝히는 데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