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여파로 생계가 어려워진 중국 현지 관광가이드가 국내에 입국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보이스피싱 국내 총책인 중국 동포 김모(34)씨 등 5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인출책 김모(18)군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일 A(75)씨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해 전화를 걸어 금융감독원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속인 뒤 1억9100만원을 빼돌리는 등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6명으로부터 모두 2억78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 3명은 중국 현지 가이드로 생활하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들어 생계가 어려워지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출을 희망하는 국내인, 돈이 필요한 구직자 등 범죄조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들에게 고액의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꾀어 인출책으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학생들에게까지 접근해 수고비 10만원을 주겠다며 인출책으로 고용해 범행에 가담시켰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인출책으로 활동할 것을 제의 받은 A씨의 제보를 1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는 인출책으로 참여했을 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돈보다 더 많은 신고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달아난 중국동포 한 명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