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8일 유럽의 지도자들에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기 위해 구제금융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이날 워싱턴에서 루 재무장관과 라가르드 총재는 "그리스가 채무 재조정을 필요로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독일과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조금 더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그리스 부채에 대한 탕감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8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 세미나에 참석해 "그리스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혁과 함께 채무 재조정이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루 재무장관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대해 그리스와 채권단은 단지 수십억 유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며 만일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면 세계 경제가 입을 잠재적 손실은 수천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루 재무장관은 "그리스는 개혁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며 "유럽의 채권자들은 3170억 유로(약 400조원) 규모의 대외 채무 일부를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루 제무장관은 또 "유럽이 그리스의 재정이 붕괴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지정학적 실수로 유럽과 세계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결국에는 그리스 재정 위기에 대한 해법이 도출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최근 그리스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양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에 협상 타결을 위해 양보를 요구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차례로 전화통화를 갖고 그리스 사태 해법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