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매파트 직원 6명을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직원들은 문제가 불거지자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금호석유화학 등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지난달 초 울산공장 고무품질팀 차장 A씨 등 6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A씨 등은 금호석화 퇴사자가 설립한 전문 무역상에 원자재 수입 물량을 몰아줘 2010년부터 최근까지 300억원의 순이익을 내도록 도와주고 거액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금호석화 측은 "A씨가 거액의 뒷돈을 챙긴 사실이 적발돼 경찰에 고소했다"며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A씨 등은 뒷돈 수수 사실이 적발되자 박찬구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 울산·여수 공장 운송물량을 박 회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몰아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 골자다.
박찬구 회장의 딸인 박주형씨가 최근 금호가(家) '금녀(禁女)의 벽'을 깨고 구매·자금 담당 상무로 선임된 것도 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지난 7일 박 상무의 취임 보도자료에서 '이번 인사가 구매와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석화 측은 "비자금 조성이 사실이라면 경찰에 고소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박주형 상무 선임은 예정돼 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