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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그리스 국민투표를 두고 갈라진 어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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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그리스의 국민투표를 하루 앞둔 4일 그리스의 대도시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 집회로 요란했다.

도시만 찬과 반으로 갈라진 것이 아니다. 한 가족도 갈라진 경우가 많다.

디미트리스 다니코글루(48)라는 보석상은 그리스가 유럽연합을 떠나면 위험할 것 같아서 '찬성'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한다.

법학도인 니콜라스(23)라는 아들도 아버지에게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서 철학을 공부하는 그의 딸 알렉산드라(20)는 유럽의 부국들이 그리스의 상전 노릇을 하는 데 지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아내로 같이 보석상에서 일하는 디미트라(48)는 찬성을 호소하는 세력도 반대를 호소하는 세력도 불신해 아예 투표를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아테네의 타프로스 지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은 주스 등을 마시면서 이 문제를 두고 옥신각신하나 싸우지는 않는다.

이들은 화목한 가정이어야 그리스에 어떤 폭풍이 몰아쳐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들 각자의 변을 들어 본다.

▲디미트리스 다니코글루(48·보석상)= 나는 유로존과 유럽연합(EU)를 떠나기를 원치 않기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다.

나는 그리스가 EU를 떠난 상황을 상상할 수도 없으나 만일 우리가 '노'라고 하면 EU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믿는다.

우리는 EU의 우산 아래서 보호를 받고 있다. 우리는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이유에서 EU에 남아 있어야 한다.

나는 상점을 경영하고 있으나 순익이 지난 5년간의 내핍 정책으로 50%나 줄었다.

그런 마당에 유로에서 탈퇴해 그리스의 지난날 화폐인 드라크마로 돌아가는 상황은 나에게나 나라에게나 재앙이다.

정치가들은 드라크마로 복귀한 경우의 문제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있다.

▲알렉산드라 다니코글루(20·철학도)= 나는 나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나는 도로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내 고교 동창들을 모두 영국이나 미국 등으로 떠났다. 그리스에는 남아 있는 애들이 드물다.

그래도 우리는 그리스인이기에 그리스에 남아야 하나 나는 어떻게 해야 직업을 얻을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5일 '노'에 투표할 것이다. 유로존을 떠나는 것은 두렵지만 나는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싶고 그래서 저항하고 싶다.

나는 이들 모든 부유한 대국들이 우리를 통제하는 것이 싫다.

사람들은 그리스가 철학 수학 정치학 그리고 민주정치의 모태이기에 특수하다고 말하나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자랑만 할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 드라크마로 복귀하면 상황이 어려우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런 상황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우리가 유로존에 머문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부국들은 우리를 20년쯤 통제하려 할 것이다.

▲니콜라스 다니코글루(23·법학도)= 나는 학교에서도 거리에서도 카페에서도 긴박감을 느끼고 있다.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온통 구제금융 이야기다. 나는 그 모든 상황이 두렵다.

나는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으나 유럽과 협상을 원하기 때문에 '예스'표를 던질 것이다.

만일 국민투표에서 '노'가 나오면 그런 협상 자체가 없어질 것이고 상황은 전보다 더 악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인 내부에서, 다시 말해 그리스인 대 그리스인의 전쟁 같은 것이 벌어질 판이다.

▲디미트라 다니코글루(48·남편의 보석상에서 근무)= 나는 EU에 남기를 원하나 '예스'표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찬성표를 주장하는 정당들이야 말로 그런 경제위기를 초래한 장본인들이기에 그들을 믿지 않는다.

다만 '노'를 촉구하는 정당들도 믿지 않고 있기에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문제들은 지난날의 정부들에서 비롯됐기에 나는 오랜 세월 그런 정당에 투표했던 것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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