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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베 받아주는 오바마도 잘못" 김복동할머니 워싱턴 日대사관 앞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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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과 아베 총리에 항의서한 전달…서울 파리도 동시 시위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일본은 전쟁범죄 국가, (헌법에)전쟁을 못치르게 돼 있습니다. 근데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미국에 와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한테 우리들도 전쟁치르게 해달라…그러니 오바마도 이 큰 일국의 대통령이 아무리 소국이라 해도 우리 정부에 의논도 한마디 없이 그래 좋다 해라, 이게 말이 됩니까?"

구순의 나이였지만 눈은 빛났고 음성은 카랑카랑했다. 김복동 할머니가 1일 워싱턴 DC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서 과거사를 외면하는 아베 정부는 물론, 이를 방조하는 듯한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준엄한 일갈을 했다.

워싱턴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피해 할머니와 함께 수요시위가 사상 처음 열렸다고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가 전했다. 같은 날 서울의 일본 대사관에선 통산 1185차 수요시위가 열렸고 파리 에펠탑 앞에서도 '희망나비' 회원들이 수요시위를 열었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8일 시작,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23년을 이어오고 있다.

워싱턴 일본 대사관 앞 집회는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회장 윤미향)과 워싱턴정대위(회장 이정실)가 공동주관하고 워싱턴시민연대(이재수)와 워싱턴한미여성재단(이사장 은영재)이 특별 후원했다. 워싱턴 정대위 함은선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는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희생된 강제 위안부에 대한 헌화, 묵념에 이어 김복동 할머니가 휠체어에 앉은 채 연설을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한국에서 온 피해자, 나이 90세, 이름은 김복동. 일본 정부가 말을 안들어서 미국까지 왔습니다"하고 연설을 시작한 김 할머니는 아베 총리에 대한 추상같은 질타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잘못된 행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침입하여 남자들은 징용, 징병을 시키고, 총도 쏠줄 모르는 학생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서 전부 희생시키더니, 그것도 부족하여 일본 왕이 전쟁을 치르는데 군인들 사기를 돕는다고, 나이도 어린 소녀들을 군복을 만들어야 한다, 군복 공장이라고 속이고 끌고가서 보니 남양군도 전쟁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나이가 만으로 14살, 군인들의 노예가 되어 피눈물나는 세월이 8년이었다. 일본이 패망하자 우리들을 버리고 가서 미군수용소에서 몇 달을 기다리다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해방이 됐다 해도 우리들은 해방이 안 됐다. 마땅히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할 아베 정부가 지금도 아니다, 민간인이 했다고 한다. 아무리 돈이 좋지만 민간인이 어떻게 폭격하는 전쟁터로 그 많은 소녀들을 데리고 가는가"라며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지적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모든 것을 정리해 놓고 전쟁 준비를 하든지 뭘 하든지 해야 할텐데 이건 앞뒤(선후)가 틀리다…미국 대통령이 아베하고 친구라고 해도, 아무리 전쟁 하고 싶어도 과거사를 먼저 해결해라, 그리고 난 다음에 할 말이다…얼마나 우리나라를 무시하면 자기네 마음대로 해놓고 과거사는 나몰라라 해놓고 그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복동 할머니는 "아베 정부는, 자기 일왕 때 일본 군인들 전쟁 치르게 사기를 올려라 해가지고 그 어린애들을 끌고 가서 노예 생활을 시켜놓고 지금까지 나몰라라 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사죄 배상하라니까 돈이 탐나는 게 아니다. 우리 배곯는 게 아니다. (한국)정부에서 도와주니 편안하다…(위안부를)민간인이 돈벌이로 했다고 하니까 우리 명예를 회복시키라는거다…아베는 법적으로 사죄와 배상하고 우리들을 이젠 마무리짓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남북 통일에 대해서도 강한 열정을 드러냈다. "(한반도에서)전쟁을 치르면 미국하고 일본이 서로 협조를 한다…그럼 누가 손해냐…괜히 전쟁 치르고 물건들 팔고 군인들 보내놓고 밥먹여야지, 옷해줘야지 그 돈이 다 어디로 가나? 남북이 지금 갈려 있는데 (미국과 일본은)동족끼리 싸우지 말고 서로가 화합해서 통일을 하라고 해야 하냐? 전쟁 치르게 자꾸 해야 하냐?…우리 정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남북 통일해서 전쟁이 없어야 한다…전쟁이 만약 나면 우리 같은 일을 안 당한다고 누가 보장하나? 앞으로 후세들은 편안하게 살도록 전쟁하지 말고 화합하고 살아야 한다."

김복동 할머니는 "아베는 이렇게 시끄럽게 하지 마라. 진작에 사죄했더라면 이 늙은이가 목숨걸고 여기까지 왔겠는가, 타국에 계신 우리 동포들도 이 고생을 하겠는가. 국민없는 나라 있는가, 아무리 사죄하고 서로가 화합하고 싶어도 국민들이 안 된다면 안 되는거다. 전쟁 때 저지른 모든 것을 나 죽기 전에 아베는 깨끗이 청소해라. 죽을래도 억울해서 죽지도 못한다…제 소원은 죽기 전에 사죄하는 걸 보고, 우리나라 남북 통일에 대해서 평화의 문이 열리도록 보는 것이다"라며 감동 연설의 끝을 맺었다.

이날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는 "올해가 2차대전 종전 70주년이지만 세계 각지에서 아직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딸들이 죄없이 성폭력을 당하고 아들들이 이유없이 총을 들고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한국 정부도 모든 외교력과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70년 간 피해자들을 길거리로 내몰 수밖에 없었던 책임을 통감하고 성폭력 범죄를 숨겼던 연합국과 국제사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모두 함께 힘을 합쳐 피해자들이 우리의 전쟁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후 이정실 워싱턴 정대위 회장은 일본 대사관이 대표 1인만 출입을 허용함에 따라 일왕에게 보내는 워싱턴정대위의 성노예 사과 항의 서한과 한국정대협이 아베 총리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전달, 접수시켰다.

일본 대사관은 항의 서한을 접수한 후 "일본 정부가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 대사관 앞엔 미국의 인권단체와 여성단체 운동가들도 참석, 발언을 했고 한국과 일본 미국의 취재진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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