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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독립운동 역사의 현장 '뉴욕한인교회 8호실'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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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만주 침략 규탄 성명서 등 일제하 항일운동 산실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곳이 바로 일본의 만주 침략에 대한 대한인 성명서가 만들어진 역사의 현장입니다."

뉴욕한인교회 역사추진위원회 간사인 윤창희 변호사가 28일 교회 건물에 있는 특별한 역사의 현장을 첫 공개했다.

윤창희 간사는 이날 마지막 예배를 마친 후 일본의 만주 침략(1931년 9월18일)을 규탄하기 위해 1931년 11월25일자로 작성한 '일본의 만주 침략에 대한 대한인의 성명서(The Korean Manifesto against the Japanese Invasion in Manchuria)'가 완성된 곳이 교회 건물 4층에 있는 8호실이라고 소개했다.

이 성명서는 1930년 1월26일 뉴욕한인교회에서 개최한 뉴욕학생회 제1차 회의를 통해 조직된 '뉴욕동포 내지 학생운동 대책강구회의'(일명 뉴욕한인공동회)의 인물들로 허정 위원장, 고재완 서기, 황창하 회계, 오천석 윤병구 이기붕 이동제 우상룡(이상 선전위원) 박리근 홍태호 정경희 오장호 김일선(이상 수전위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LA) 디트로이트, 리들리 등 중가주에서 같은 목적으로 설립된 한인공동회와 연대해 중앙위원회를 설치하고 미국 등 세계 각국 주요 기관에 영문 책자를 발간 배포하고 미국 언론과 주요 기관 등을 상대로 당시 광주학생운동 등 조선에서 일고 있는 학생운동에 대한 선전 활동을 펼쳤다.

만주 침략 규탄 성명서는 당시 후버 미국 대통령과 존 가너 미 하원의장 등에게 보낸 것으로 대한인국민회 등 기존의 미주한인단체나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와는 별도로 뉴욕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해 전 세계를 향해 발표했다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일본의 만주 침략을 계기로 미주 한인들이 본격적으로 대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소제목으로 ▲ 일본의 대륙 정책 ▲ 한반도 병합 ▲ 일본의 만주 침략 사이의 몇 가지 시사점 ▲ 만주에서 한국인의 사례들 등으로 나눠 당시 상황을 분석하고 수많은 조선인을 살상한 일본의 폭압을 고발하는 한편, 2300만 조선 민중과 독립의 당위성을 세련된 필치로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자료의 표지엔 특별한 숫자가 있었다. 성명서 제목 하단에 명기된 교회 주소의 No. 8이라는 표기였다.

윤창희 간사는 "이 자료가 발굴된 지도 얼마 안 됐지만 넘버 8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느날 4층 자료실에 가다가 문득 하늘색 페인트 칠된 문에 흐릿한 번호가 눈에 띄었다. 맨해튼 남쪽의 방, 바로 8호실이었다"고 말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윤 간사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단다. 당시 회의실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8호실에서 역사적인 규탄 성명서가 제작된 것이었다. 그는 "성명서에 교회 주소만이 아니라 방 호수까지 정확하게 표기한 것은 당시 선조들이 성명서가 후대에 길이 기억될 역사적 자료가 될 것임을 자각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한인교회 건물 현관부터 낡은 계단 손잡이에 이르기까지 많은 한인 선각자들의 손때가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지만 보물창고라 할 자료실엔 귀중한 사진들을 비롯한 자료들이 다수 보관돼 있다.

이날 역사편찬위원회는 1931년 6월2일 동부대회 학생총회 사진엔 독립운동가 김 마리아(1891∼1944) 여사와 김활란 등 한인 지도자들과 당시 유학생들, 미국인 등 약 40명의 단체사진도 처음 공개했다.

김 마리아 여사는 1919년 도쿄 유학생들이 주축이 된 2·8독립선언과 3·1 만세운동에 적극 참여한 주인공이다. 일제의 모진 고문으로 몸을 상한 여사는 1920년 미국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상하이로 탈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황해도 대의원이 되었고 1923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갔다.

파크 대학교와 시카고 대학교에서 공부하여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뉴욕에서 신학을 공부한 김 마리아 여사는 뉴욕에서 다시 만난 황애덕, 박인덕 등과 함께 재미 대한민국애국부인회(근화회)를 조직하고 회장을 맡았다.

윤창희 간사는 "오랜 세월 속에 사진이 한 귀퉁이가 멸실됐지만 김 마리아 여사의 모습은 한쪽에 극적으로 남아 있다. 병고에도 젊은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지원하는데 몸을 아끼지 않은 '한국의 잔다르크'로 불린 김 마리아 여사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사진"이라고 말했다.

또한 1934년 6월4일 제7회 동부대회를 열고 단체로 촬영한 사진 등 다수의 자료들이 함께 공개됐다.

이날 뉴욕한인교회 목회실에선 이용보 목사를 비롯, 주영빈 건축위원장, 조중수 재단 이사장, 윤창희 간사, 이은혜 회계 등 위원들과 독립기념관 조범래 학예연구관 홍익대 이현호 교수, 박영종씨 등 한국에서 온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해 향후 뉴욕한인교회 자료전시관 문제를 협의했다.

현장에서 꼼꼼이 자료들을 훑어본 독립기념관 조범래 학예연구관은 "뉴욕한인교회에 소장된 역사적인 자료 실태를 파악하고 앞으로 영구적인 보존 관리를 위한 지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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