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그리스 의회가 좌초 위기에 놓인 그리스 국면 해결의 공을 그리스 국민들에게 넘겼다. 그리스 국민들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개혁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직접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15억 유로 상환일을 하루 앞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이어 다음달 5일은 국민투표일로 그리스의 사태는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 속으로 빠져들었다.
국민투표에 대한 그리스 주요 언론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파 성형의 그리스 언론은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좌파 성향의 언론들은 "국민투표는 민주적 절차로, 그리스와 유럽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치프라스 총리와 시리자 그리스 정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리스 좌파 성향의 주요 일간지인 아브기는 28일(현지시간)자 신문 전면에 "NO(안돼)"라는 단어로 도배를 하며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브기는 "협박하지 말 것, 최후 통첩도 하지 말 것, 사회파탄도 내지 말 것, 제안서에 응하지 말 것, 긴축 재정에 반대"라고 강한 어조로 국제 채권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중도 우파 성향의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그리스 하늘에 먹구름 드리우다"라는 제목의 헤드라인과 함께 먹구름이 낀 하늘에 나란히 펄럭이는 그리스와 EU 국기 사진을 게재했다. "우리는 유로존에 머물것"이라고 카티메르니지는 사설을 통해 밝혔다.
시리자 그리스 현 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의 프로토 테마 일간지는 1000명의 그리스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57%가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는 시리자 정권의 협상력 부족으로 인해 100년 전으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공산당 기관지인 리조스파스티스는 "유로존은 돈과 권력의 낭비"라고 비판하면서도 국민투표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 공산당 지도자는 지난 27일 그리스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의 협상이 있던 그리스 국민들에게 국민투표를 망쳐버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중도 우파 성향의 프리 프레스지는 "치프라스 총리가 국가의 미래를 걸고 도박을 한다"며 현 상황을 "국가적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치프라스 총리는 자신이 비난했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그리스 총리와 같은 일을 하는 위선자"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1년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유로존에 남을지 아니면 유로존을 탈퇴할 것인지에 국민투표를 실시했었다.
중도주의적 일간지인 에트노스는 "큰 딜레마"라는 제목의 헤드라인으로 "그리스 시민들은 유로존에 남을지 '예', '아니오'로 결정해야 한다"고 사설을 통해 밝혔다.
타블로이드지인 선데이 데모크러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앞에서의 패닉"이라는 제목의 헤드라인 기사에서 "그리스에 폭풍이 닥쳐오고 있다"며 "그리스는 현대 역사상 가장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