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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맨해튼 독립유적지 94년 역사 뉴욕한인교회 마지막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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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독립지사 산실…7월부터 철거 재건축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나라사랑 대한의 넋이 깃들고 열사들이 드높은 꿈을 안고 노래하며 날개를 펴던 곳" <2010년 11월28일 재미한인사적지 지정문>

일제의 한반도 강점기에 수많은 독립 지사와 망명 유학생들이 조국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던 곳. 애국가가 작곡된 피아노가 있는 역사의 현장. 1970년대 조국 민주화운동의 성소였던 곳.

미 동부 최초의 한인교회인 뉴욕한인교회가 28일 마지막 예배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다음달부터 현재의 4층 건물은 단계적 철거에 들어가며 18개월 후엔 신축 빌딩으로 재탄생한다. 현재의 건물에선 마지막 예배가 된 셈이다.

뉴욕한인교회는 삼일절 2주년인 1921년 3월1일 뉴욕타운홀에서 열린 한인연합대회 기념식에서 창립의 뜻을 모아 미국 감리교회를 빌려 쓰다가 1923년 건물을 마련한데 이어 1927년 맨해튼 115가 현재의 건물을 매입 이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뉴욕한인교회는 서재필 이승만 조병옥 김활란 김도연 장덕수 정일형 등 근현대 한국 정치 지도자들의 거점으로 활용됐고 각종 강연회와 토론회를 벌인 한인사회 활동의 중심지였다.

그런 소중한 역사가 서린 곳이기 때문이었을까. 이용보 담임목사를 비롯, 교인들은 내일의 설레임보다 소중한 미주 한인의 역사가 담긴 곳과 영원한 이별을 한다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날 예배는 현 교인들과 그간 이 교회에 출석한 전 교인들까지 소식을 듣고 달려와 100석 규모의 1층 본당은 물론, 지하1층 부속 예배실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다.

교인들은 모처럼 만난 옛 지인들을 얼싸안고 반가워 하면서도 마지막 예배일이라는 현실에 어쩔줄 몰라 했다, 이용보 목사도 오랜 세월 속에 퇴색한 ‘뉴욕한인교회' 현판 앞에 선 채로 그런 모습들을 하나씩 눈에 담고 있었다.

애조 띈 바이올린의 연주와 함께 오전 11시 시작된 예배에서 이용보 목사는 "1927년 당시 한인들은 통틀어 100여명에 불과했다 1927년 이 건물의 싯가가 3만5000달러였는데 이전 건물 매각대금 1만7000달러, 미국감리교회 지원금 1만2000달러에 유학생과 한인동포 20명이 모은 6000달러로 매입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미국은 경제대공황의 시기여서 사상 최악의 불경기였다. 하루 종일 일해도 5달러 벌기도 힘든 시절, 한인들은 남의 집에서 허드렛일을 하거나 조지워싱턴 브리지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번 돈을 십시일반, 모아 6000달러를 모았다.

이용보 목사는 "생계도 어려운 경제대공황의 시기에 백인들과 감히 식탁에 마주할 수도 없는 지독한 인종차별을 견디며 우리 선조들이 뼈빠지게 일하며 성금을 모은 것은 대단한 신앙의 열정과 민족을 향한 독립의 열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용보 목사는 “뉴욕한인교회의 영어 이름이 'Korean Church and Institute(교육기관)'으로 된 것은 예수님의 성전인 동시에 민족적 국가적 봉사를 해야 하기 위해 지어졌음을 의미한다.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의 병행을 존재 의미로 삼고 개척정신과 신앙을 갖고 출발했다. 민족 해방 70주년을 맞아 이제 새로 짓는 건물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계승 발전하는 성소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옛 교인들은 연단에 나와 뉴욕한인교회의 지나간 날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뉴욕한인교회에서 청년기를 보냈다는 60대 남성은 "교회건물 3층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당시 성가대 활동을 했는데 테너 박인수, 김남윤 등 쟁쟁한 성악가들이 같은 멤버였다"고 돌이켰다.

1955년 유학을 와서 교회에서 결혼식도 올렸다는 장혜원 장로는 "생활비가 없는 학생들이어서 일주일에 10달러를 내고 대학을 마칠 때까지 4년을 살았다. 이곳에 오면 김치도 먹고 모두에게 고향같은 곳이었다. 어르신 중에 이승만 박사와 함께 일한 분이 계셨는데 독립운동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축도를 맡은 김병서 원로목사는 1970년부터 5년 간 10대 목사로 재직한 주인공이어서 더욱 감회어린 모습이었다. 김병서 목사는 "45년 전 39세로 이 교회에 부임했다. 그 시절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오늘 뵙게 되어 기쁘고 반갑다. 가장 뜻이 있었다면 1971년에 한인교회 50주년 기념예배를 유니온신학교 제임스홀에서 올린 일이다. 이제 새로운 건물을 짓는데 바라기로는 Preaching(설교)과 Teaching(가르침), Healing(치유), 이 세 가지를 꼭 실천해주는 성전이자 커뮤니티센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편 미주한인 독립운동의 산실인 뉴욕한인교회 건물이 한미헤리티지재단에 의해 재미 한인 사적지로 지정됐음에도 끝내 사라지게 된 것에 대해 많은 한인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욕한인교회 내부에서도 철거 후 신축을 놓고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건물 노후화로 안전 문제가 대두된데다 지난 40년 간 보존 문제를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내린 결정이라는게 교회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다수의 한인들은 "뉴욕한인교회는 하나의 교회가 아니라 일제 하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대한민국을 건국한 지도자들이 다수 거쳐간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더구나 세계의 중심인 맨해튼에 있는 오직 하나뿐인 역사적 장소인데 이대로 허물어야 한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 대한민국 정부가 진작에 관심을 갖고 교회건물의 역사성을 건물 매입 등 근본적인 대처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한인교회는 7월부터는 인근 114가 미국장로교회 건물을 빌려 새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예배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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