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27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흑인 여성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의회 의사당 앞에 있는 남부연합기를 강제로 떼어내 경찰에 체포됐다.
흑인 활동가인 브리 뉴섬(30·여)은 이날 아침 경찰로부터 밑으로 내려오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9m 이상 높이의 철로 된 깃대를 계속 타고 올라가 꼭대기에 걸려 있던 남부연합기를 제거했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퍼거슨 액션'으로 알려진 한 시민단체는 트위터에 올린 비디오 영상을 통해 뉴섬이 퍼거슨 액션 활동가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자신을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 "당신은 증오, 억압, 폭력의 이름으로 나를 반대하며 맞서고 있지만 나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당신에 대해 맞서는 것"이라며 "이 깃발(남부연합기)을 오늘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USA 투데이는 보도했다.
뉴섬은 깃대에서 내려오자마자 경찰에 체포됐으며 마찬가지로 깃발을 끌어내리기 위해 1.2m 높이의 펜스를 올라간 제임스 이안 타이슨(30·남)도 체포됐다.
주(州)법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는 남부연합기는 '철거' 소란이 일어난 지 45분 후에 다시 게양됐다.
27일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 수십명은 남부연합기를 들고 기념비 앞으로 모여 남부연합기의 '존속(게양)'을 지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로버트 벤틀리(공화당) 앨라배마 주지사가 남부연합기를 철거하도록 행정 명령을 내린 후에 몽고메리에 있는 앨라배마 주의회 의사당 밖에서도 남부연합기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공안전국(SCDPS)의 셰리 라코벨리 대변인은 "뉴섬과 이안 타이슨은 주의회 의사당 경내에 있는 기념물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범행은 경범죄로 징역 3년이나 벌금 5000달러로 처벌받게 된다.
두 사람이 억류되어 있는 앨빈 글렌 구금센터 직원은 뉴섬과 이안 타이슨이 변호인을 선임했는지 여부는 모른다고 말했다.
뉴섬은 체포될 무렵 언론에 e메일로 보낸 성명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오늘 깃발을 제거했다"며 "백인 우월주의를 해체하고 진정한 인종 정의와 평등을 건설할 새로운 장을 위한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에서 노예제도와 분리주의를 지지하던 남부군에 의해 쓰여진 깃발이다.
남북전쟁 발발 기념으로 1961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 청사의 돔에 게양됐다가, 2000년 청사 앞마당에 옮겨져 게양됐다.
니키 헤일리(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는 찰스턴시 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후 깃발을 철거할 것을 요청했고, 주의회는 다음달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