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과 중국이 개최하는 연례행사인 7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와 6차 미·중 고위 인적교류회담(CPE)이 지난 24일 워싱턴에서 폐막한 가운데 이번 대화에서 양국 간 '투이불파(鬪而不破)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투이불파는 '서로 다투면서도 관계 자체를 깨지는 않는다'는 말로 중국에서 미·중 관계를 묘사하는 표현이다.
26일 중국 관차저왕(觀察者網) 등 중국 언론은 양국 고위 지도자들은 대화를 통해 경제, 무역, 환경 등 많은 현안을 둘러싸고 합의를 이뤄냈지만 사이버 공격과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는 현저한 의견차를 보였다면서 양측은 투이불파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에 따르면 양국 대표들의 이틀 동안의 대화의 협의를 통해 전략, 경제, 인문 3개의 카테고리에서 각각 127개, 70개, 119개의 합의 사항을 얻어 총 310여 개의 합의를 성과로 도출했다.
관차저왕은 양국이 이번 대화를 통해 오는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을 위해 중요한 사전준비 작업을 했다고 평가했다.
미·중 양국은 기후 변화를 둘러싸고 이룬 합의는 이번 대화의 주목점이다.
중국 셰전화(解振華) 기후변화사무국 수석 협상대표는 이번 대화 기간에 토드 스턴 미국 기후변화협상단 대표 등과의 회동을 통해 13개 영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이달 내 41조 위안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사이버 및 해양 안보 등 쟁점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고 일부 외신들은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방미한 류옌둥(劉延東) 부총리 등 중국 고위 관계자들과 만난 지리에서 사이버 침입과 해양 문제에 대해 미국의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에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류 부총리를 통해 전달한 친서에서 "양국이 오직 큰곳을 주의해 보고 서로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고려하며, 건설적인 방향을 유지할 때 전략적 오해와 오판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독일 유력 경제지 한델스브라트가 이번 대화를 "긴장한 분위기에서 시작해 미소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대화 시작에 앞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사이버 안보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미·일, 중·러 등 관계로 인해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양국 언론은 이번 대화에서 예전의 어느 대화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중국 푸단(復旦)대학 미국연구소 쑹궈유(宋國友) 부주임은 환추스바오에 "이번 대화는 올해 미·중 관계 의 '중간성적표' 의미가 있다"면서 "양국 대표들이 먼저 의견과 갈등을 내놓고 다시 공동점을 찾는 노력을 보이면서 양국 관계는 초기에 위축됐다가 후기에 발전할 희망이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