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파나마의 축출된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가 24일(현지시간) 오랜 침묵을 깨고 1989년 미국의 침공으로 축출되기 직전까지 그의 군사정권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했다.
"나의 양심의 제단 위에 처음으로 국민 여러분의 용서를 구하는 말씀을 올립니다"라고 그는 떨리는 손으로 말했다. 81세의 그는 손을 떠는 증상 외에는 비교적 건강한 편이다.
미국의 파나마 침공으로 축출된 노리에가는 마약과 불법 자금 세탁 혐의로 미국과 프랑스에서 60년 형을 선고받고 20년 넘게 복역했다.
그후 2011년 12월 본국으로 추방된 노리에가는 잔여 형기를 복역하던 중 고혈압과 뇌경색, 기관지염 증세로 2013년 2월부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다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짧은 옥중 인터뷰를 통해 그는 국민을 향해 사과의 말을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이나 사건을 특정하지는 않았고 자신의 통치시대에 피살되거나 실종된 사람들의 이름을 거명하지도 않았다.
다만 "군사통치 시대의 마지막 장군으로서" 자신이나 상관, 부하들에 의해 공격당하고 피해를 입고 모욕을 당한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파나마 국민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그처럼 완고한 철권통치자로부터 그런 사과가 나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있고, 일부는 그의 사과가 남은 형기에 대해 대통령이 사면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내놓은 교활한 술책이라는 반응이다.
파나마에 수십년 동안 살면서 노리에가 전기까지 집필했던 미국의 소설가 R.M.코스터는 이에 대해 "노리에가의 문제점은 진심인지 아닌지 도저히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