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인간과 공룡은 물론, 그랜드 캐년보다 앞선 2억년 역사의 팰리세이즈 절벽이 개발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뉴욕타임스가 환경단체와 미주신사옥 문제를 합의한 LG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A섹션 18면에 "한국의 거대기업 LG가 팰리세이즈 파크의 풍치를 보호하기 위해 LG전자 북미 신사옥의 높이를 143피트(약 43m)에서 70피트(약 21m)로 낮추기로 5개의 환경보호단체와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2015년 6월23일 송고기사 참조>
타임스는 "팰리세이즈 절벽은 지난 한세기가 넘도록 록펠러 가문과 시민운동가들, 환경단체들에 의해 보호 유지돼 왔다"며 "이번 합의로 조지 워싱턴 브리지 북쪽의 팰리세이즈 절벽은 최근 125년 사이에 세 번째로 개발 훼손의 위기를 벗어나게 됐다"고 전했다.
LG의 1차 설계안은 1000여명의 고용창출이 될 것이라는 기대속에 2년전 잉글우드클립스 시의회에서 통과되고 소송에서도 승리했지만 원안대로 지어질 경우 조지워싱턴 브리지 남쪽처럼 난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록펠러가문의 후손이자 환경전문 변호사인 로렌스 록펠러 미국보존협회 회장은 "(LG 신사옥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었지만 LG가 국가적 보물을 보호하는 용단을 내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록펠러 회장은 "지난 11개월간 LG는 시닉허드슨과 자연자원보호위원회(NRDC), 뉴저지보존재단 뉴욕뉴저지트레일위원회 등 자연보호단체들과 협의를 계속 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LG가 팰리세이즈 절벽 일대에 서식하는 매와 대머리독수리 등 조류를 보호하는데도 기여했다"며 열렬한 조류관찰가인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록펠러재단의 자연문화유산 보호에 경의를 표한다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소개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록펠러 회장의 조부인 존 D 록펠러는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까지 팰리세이즈 절벽 주변이 개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대 부지를 은밀히 사들인 후 팰리세이즈 공원국에 기부했다. 이와 함께 조지워싱턴 브리지 북쪽으로 12마일 일대의 타운들이 35피트의 고도제한을 하도록 로비를 펼쳤다. 덕분에 허드슨강 건너편 포트 트라이온 파크에서 바라보는 천혜의 스카이라인이 보호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12년 잉글우드클립스 타운정부가 LG 신사옥 건축을 위해 고도제한을 143피트로 대폭 완화하면서 록펠러 가문은 물론, 팰리세이즈 일대 주민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이 반대운동에 나서게 됐다.
팰리세이즈 절벽은 19세기 말 빌딩 공사에 필요한 자갈 채취를 위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되는 등 훼손이 가속화되면서 뉴저지여성클럽연맹이 당시 시어도어 루즈벨트 뉴욕주지사와 포스터 맥고완 부리스 뉴저지주지사를 설득해 '인터스테이트 파크'로 지정하도록 했다. 이어 JP 모건이 채석장 회사들로부터 개발권한을 매입해 더 이상의 훼손을 막을 수 있었다.
수잔 스미스 팰리세이즈 문화자연보존협회 이사는 "당시의 노력이 팰리세이즈 절벽을 구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