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해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가 제출한 세수 확보와 예산 삭감의 내용이 담긴 개혁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내부에서 개혁안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채권단은 그리스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치를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 내년 2%, 2017년 3%로 제시했으며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그리스는 소득세를 인상하지 않는 대신 고소득층에 부과하는 연대세의 소득 기준을 하향 조정해 올해 2억200만 유로를 추가로 징수하고 법인세를 2016년부터 기존의 26%에서 29%로 올리기로 했다.
그리스가 연금 삭감 등에서 일정 부분 양보한 새 개혁안이 24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25~26일 개최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승인을 받으면 그리스는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24일 브뤼셀을 방문해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만나 그리스 개혁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그리스 총리실이 밝혔다.
그리스는 오는 30일까지 IMF에 16억 유로 상당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에 대해 그리스 좌파 정당들과 노조들은 긴축에 지친 그리스인들에 추가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아테네에서는 2일 그리스 공산당과 연계된 노조원 7000명과 연금 수령자 3000명이 개혁안 철회와 위기 이전 수준으로 연금을 수령할 것을 요구하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시리자(급진좌파연합)는 지난 1월 총선에서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채권단이 강요한 예산 긴축과 세금 인상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가브리엘 사켈라리디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민영 방송인 안테나와의 인터뷰에서 "개혁안에 들어있는 일부 내용이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용하지 않을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사켈라리디스는 개혁안은 저소득층, 임금을 받는 근로자, 연금 수령자 보다는 고소득층의 세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며 좌파 정당들과 노조에 이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