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일자리 보호와 임금 문제 등 민주당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아이오와주(州)의 박람회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펠로시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원 동지들의 말을 듣고 협력해야 한다"며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손을 공개적으로 들어주며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과의 차별화 행보에 나섰다.
그는 하원에서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법안과 연계된 무역조정지원제도(TAA) 안건이 부결된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부결 사태를 더 나은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며 "레몬을 따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하원 의원들은 지난 12일 찬성 126대 반대 302로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를 호소한 TAA를 부결시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의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 위해 대선 후보들이 이에 대해 말을 아낄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TPP 협상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인식하면서 최상의 협상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한 뒤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부류에 속한다. 특히 노동자 보호와 임금 문제가 협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은 TPP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TPP를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황금 기준)라고 표현하며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해 왔다.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세력인 노조가 TPP 협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