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중국 당국은 양쯔강에서 여객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별)' 실종자 구조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 방송은 현지 구조작업 상황을 전하면서 사고 희생자의 친인척이나 유족들의 중국 당국에 대한 불만도 함께 다뤘다.
BBC 방송에 따르면 수천 명의 구조대원들은 전날 후베이성에 위치한 양쯔강의 뒤집힌 선체 주변에서 밤새도록 구조 활동을 벌였다.
여객선에 승선한 456명 중 14명만 구조되고 18명은 사망, 나머지는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실종자의 친척들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대부분의 승객이 고령의 중국인 관광객인 둥팡즈싱은 현지시간으로 1일 저녁 9시28분 침몰했다.
생존자로는 선장과 기관장으로 둘 다 모두 경찰에 구금됐다. 둥팡즈싱의 선장은 "여객선이 강한 회오리바람(사이클론)을 만나 몇 분만에 침몰했다"고 말했다.
현재 둥팡즈싱은 수심 15m(50피트)의 양쯔강에서 뒤집힌 선체를 드러내고 있다.
양촨탕 교통운수부 부장(장관)은 구조 작업 상황에 대해 "시간과의 싸움"으로 비유하며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수부들은 65세의 중년 여성을 포함해 최소 2명을 구조했다.
후베이성 군구 사령원(사령관)인 첸 샤우민은 중국 현지 방송에 "잠수부는 호흡보조기를 달고 선체 안으로 진입해 5분 동안 중년 여성에게 사용법을 알려줬다"며 "이 여성은 매우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으며 빠른 습득력으로 20분 후 수면으로 올라와 구조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 명의 잠수부도 객실 안에 있던 21세의 청년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잠수부로부터 제공받은 호흡기에 의지해 스스로 헤엄쳐 구조됐다.
한 구조대원은 당시 구조상황을 회상하면서 "나는 앞뒤로 세 번 수영을 해 세 번째 때 누군가 배 안에 갇혀있는 걸 느끼고 강 밖으로 나오자마자 이를 알렸다"며 "청년이 있던 선실 안쪽은 캄캄했다"고 말했다.
시신 3구는 50㎞ 떨어진 중국 후난성의 웨양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첸 사령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구조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살아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그들을 우리 가족으로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자 가운데 관광 가이드인 장후이는 "폭우가 선실 창문을 통해 들이쳤고 많은 승객들이 시트와 다른 마른 물품을 지키기 위해 배의 홀로 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말했다.
이어 "배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45도 각도로 기울자 구명조끼를 입고 배가 뒤집힌 상태에서 물 밖으로 머리를 빼기 위해 뭐든 잡고 있었다"며 "최소 12명의 사람들이 물 속에서 비명을 질렀지만 30분 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 방송은 사고가 난 지역에 하룻동안 150㎜의 폭우와 시속 130㎞의 바람이 불었다고 보도했다.
둥팡즈싱은 길이 76m, 무게 2200t으로 승객 405명, 여행사 직원 5명, 선원 46명이 승선해 있었으며 난징에서 충징으로 약 1500㎞를 항해하던 중 침몰했다.
사고 후 일부 유가족은 여행업체인 '셰허 인터내셔널 트래블'의 상하이 지사를 찾아갔지만 사무실 문은 닫혀 있었다.
부모님을 모두 잃게 될 처지에 놓은 왕솅씨는 "나는 여기서 줄곧 울었지만 여행사 직원 누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문만 잠겨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부 관공서를 찾아간 유가족들도 정보 부족으로 인해 불만을 터뜨리며 실랑이를 벌였다.
승객자 명단에 아내와 형제가 포함된 장잉리씨는 "우리는 뉴스 말고는 누군로부터도 어떠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우리를 안심시킬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정부를 탓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