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누리당이 최근 김재경 주호영 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 중재에 실패했다. 앞으로 계속 조정을 해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두 의원 모두 한 치 양보 없는 상황이라 경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 원내지도부는 22일 오후 원내대표실에서 예결위원장 문제를 중재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재경 주호영 의원과 함께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김재원 의원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은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결과적으로 중재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무성 대표는 모임이 끝난 뒤 화난 표정으로 “이 일은 원내대표 소관인데 내가 조정해보려고 왔다. 그런데 조정이 안 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견 접근이 하나도 없었다”며 “(경선을 의원총회가 열리게 될) 26, 27일에 하게 될지 몰라도 그 전까지 중재를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김재경 주호영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중재장을 떠났다. 주호영 의원은 어떻게 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며 “다음번에 생각해보고 다시 만나는 것도 없다”고 응답했다.
김재경 의원은 “접점이 잘 안 찾아져서 26일이나 27일 경선 날짜를 고르기로 하되 그 안에 계속 합의하는 걸로 했다”며 “그동안 예결위원장 자리는 번갈아가면서 해 왔는데 경선을 하게 된다면 안 좋은 선례가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재 실패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중재를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도 안 되고 있다. (아휴) 힘들 것 같다”며 “(두 의원이) 하도 입장이 세 가지고, 정 아니면 경선으로 가는 건데 가급적 경선 안가기를 (바란다)”고 하소연한 바 있다.
예결위원장 자리는 경선한 적이 없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재가 실패한 직후 “경선을 잡더라도 그 전까지 중재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만약 경선을 하게 되는 경우 여러 측면에서 안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예결위원장의 경우 경쟁이 격화되면 예산 관련 마케팅을 하게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보통 원내대표가 당내 3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나이순으로 조정하는 게 관례이다.
두 의원 간 예결특위 위원장 쟁탈전은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임 과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의원은 정무위원장 경선에서 정우택 의원에 패하면서 윤리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주 의원은 예결특위 위원장을 하려고 했지만, 당시 이완구 원내대표의 요청에 정책위의장 직으로 선회했다.
김 의원은 “관례상 3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할 경우 윤리특위 위원장과 예결특위 위원장을 잇달아 맡아왔다”며“자신이 예결특위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 의원은 “지난해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은 3선 의원 중 연배로 따지면 자신이 예결특위 위원장이 될 차례였는데, 정책위의장을 맡았다”며 “이번엔 자신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결특위 위원장을 하기 위해 청와대 정무특보직을 그만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두 의원이 경선 전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