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의 기소 후에도 법원에서 공소유지가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 내에선 홍 지사에 대해선 유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반면, 이 전 총리에 대해선 유·무죄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오는 19~20일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정자법(政資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각각 1억원과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선 홍 지사의 경우 직접 홍지사가 돈을 받았다는 객관적 물증이 없는데다 성 전 회장 사망으로 공여자의 직접 진술도 없다. 또 검사출신 홍지사의 법리적 방어막 등으로 공판 과정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하지만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이 일관된데다, 1억원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나 성완종 리스트 등이 있어 법원이 이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 전 총리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자료와 진술 등에 비춰볼 때 공소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 등으로부터 '2013년 4월4일'의 동선과 '독대'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긴 했지만 돈이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한 진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의 진술이 계속 번복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 전 총리 측이 법정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 이 경우 공판 과정에서 이들의 진술이 증거능력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검찰에서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독대'를 목격했다고 진술했던 이 전 총리의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한모씨와 이 전 총리의 전 운전기사 윤모씨 등의 진술이 재판 과정에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성 전 회장 측근들을 잇따라 소환조사하고, 지난 15일에는 성 전 회장의 서산장학재단을 압수수색한 것도 사실상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에 대한 공소유지를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