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궐선거 참패에 이어 지도부 내홍까지 겹치면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당초 4·29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전패한 것은 물론 특히 안방격인 광주서을 마저 내준 것을 두고 문 대표의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지금은 통합하고 단결해야 할 때”라는 게 중론에 묻혀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6일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의 일환으로 친노 패권주의를 지적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할 것처럼 공갈 치는게 더 문제”라고 공격, 주 최고위원이 사퇴를 선언하고 칩거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선거 패배의 책임과 당내 갈등의 책임을 지고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
포문은 주 최고위원과 가까운 관계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열었다. 그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는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공동대표는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가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며 “문 대표는 시간을 더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비주류 인사들 사이에서도 문 대표의 사퇴론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박주선 의원은 일찌감치 문 대표의 사퇴를 주장해 왔으며 비노 인사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당내 갈등 해결을 위해선) 문 대표와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새정치연합의 4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문 대표에 대한 사퇴나 재신임 투표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 점까지 고려하면 문 대표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날 오전 비공개 조찬 모임을 열고 당내 어려운 상황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문 대표의 사퇴로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재신임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또 다른 의원들은 “사퇴를 한다고 해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 “화합과 단결이 더 중요하다”고 맞서며 이와 관련된 공개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모든 의사결정을 공식기구에서 공개적으로 결정할 것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한 워크숍 개최를 문 대표에게 요구했다. 비선 라인을 배제하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지양하라는 중진들의 경고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지도부 사퇴론은 지나친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문 대표가 취임한 지 2달 만에 열린 재보궐 선거인데다 전략공천을 완전 배제하고 경선으로 후보를 냇던 점을 고려하면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사퇴로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홍의 결정적인 뇌관 역할을 한 정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 역시 문 대표의 책임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이 같은 문 대표의 사퇴론은 오는 총선에서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비주류의 '문재인 흔들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철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 직후 곧바로 재보선 체제에 들어갔고, 전략 공천을 한 것도 아니”라며“선출된지 2개월이 지난 지도부에게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지적”이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거취문제까지 거론되는 위기상황에 내몰린 문 대표가 어떤 대응을 하고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