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밀입국하려던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인 1000여명이 말레이시아 북부 휴양지 섬 해변에서 구조됐다고 현지 경찰이 11일 밝혔다.
랑카위 섬 경찰서의 자밀 아메드 부서장은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인 1018명이 탄 배 3척이 이 섬에 왔다며 경찰이 전날 밤 현지 어민으로부터 이 배들이 해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들을 구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서부 해안에도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인 약 600명이 탄 배 4척이 들어와 인도네시아 당국이 이들을 구조했다.
이 배들에 타고 있던 생존자들과 이주 문제 전문가들은 이 배에 타고 있던 선장과 밀입국 알선업자가 배를 버려 승객은 스스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국제이주기구의 스티브 해밀턴은 "이 배들이 인도네시아 해안에 도달하자 일부 승객이 바다에 뛰어 들어 수영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아체주(州) 현지 경찰의 아치마디 경찰서장은 주도인 로크수콘에 있는 운동경기장에 구조한 승객을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된 승객은 2달 넘게 바다에서 표류했었기 때문에 몸이 약해졌으며 일부는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된 로힝야족 라시드 아메드(43)는 "배에 먹을 것이 없다"며 "3개월 전 첫째 아들과 종교 분쟁 지역인 미얀마 라카인주를 떠났었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수십 년 전부터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에서 불법으로 이주했다고 보고 국가 차원에서 로힝야족을 탄압하고 차별하고 있다. 3년 전부터 발생한 불교도들의 폭동으로 피해를 입은 로힝야족은 배를 타고 탈출해 인근 국가로 밀입국하고 있다.
로힝야족 지원 단체 아라칸프로젝트의 크리스 리와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말라카 해협과 인근 공해에 있는, 배를 타고 탈출한 로힝야족이 7000~8000명에 달하지만,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인신매매 단속을 펼쳐 밀입국 알선업자들이 이들을 이들 국가의 해안으로 밀입국시키는 것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승객의 가족들이 밀입국 알선업자들에게 승객을 배에서 구조해달라고 돈을 줬어도 승객이 배에 계속 남아 있었다.
리와 사무국장은 "밀입국 알선업자들이 바다에 배를 버리는 것이 가장 걱정"이라며 "일부 승객은 2달 넘게 좌초된 배에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승객은 철저히 고립돼 식량과 식수를 구할 수 없어 건강이 나빠졌다"며 "배 안에서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