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독일과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역사적 교훈을 공유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독일)의 잘못으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독일의 '역사적 책임'을 강조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11일 보도했다.
이러한 양국의 일치된 역사 인식은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세 등 현안 해결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여진다.
회담에 앞서 양국 정상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구 소련 '붉은 군대' 병사들의 묘지 헌화식에서 함께 참석했다.
"소련군이 나치로부터 독일을 해방시킨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을 기억한다"고 메르켈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후 밝혔다. 이어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개전 책임을 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들의 역사적 책임이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러시아의 관계에 곤란한 국면도 있지만, 이 기회를 통해 제2차 대전 전몰자를 추모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위법이라고 보는 관점도 거듭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휴전협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들에 더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메르켈 총리는 말했다.
러시아는 작년 3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래, 미국과 유럽 서방국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