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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명분도 실리도…민노총 총파업, 자충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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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등 불참, 전체 3분의1참여…정부 주도 노동시장 구조개선 탄력 전망도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4일 산하 근로자 20여만명이 참여한 총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즉각 이번 파업이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으로 규정,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명분도 실리도 부족한데다 파업 동력 또한 떨어져 사실상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 주도의 노동시장 구조개선 작업과 공무원 연금개혁 추진이 오히려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시청광장을 비롯해 충북, 대전, 충남, 전북, 광주, 전남,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제주 등 전국 17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 총파업을 전개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는 금속 등 제조부문과 건설, 교육, 공무원, 민주일반(청소노동자), 공공의료, 비정규직 분야에서 총 26만 명 안팎의 조합원들이 동참할 예정이다. 전교조는 한꺼번에 연차휴가를 내는 연가투쟁 방식으로 1만명, 공무원노조는 조합원 총회 방식으로 6만명 등이 참여할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파업의 명분이 약하다는 점이다. 민주노총 측에서는 이날 총파업의 4대 목표로 ▲노동시장 구조개악 폐기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 및 공적연금 강화 ▲최저임금 1만원 쟁취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등을 제시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세월호 시행령 폐기 등도 총파업 이유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노총이 내놓은 총파업 목적은 대부분 근로조건과 무관한 것으로 이뤄져 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위원장에 당선된 직후 총파업을 선언한 바 있다. 이는 총파업을 이미 계획해놓고 명분을 짜 맞췄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노동계 내부에서도 이번 파업 명분에 대한 문제를 삼고 있다. 실제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21일 소식지를 통해 "날짜를 맞추기 위한 억지파업"이라며 "대통령 독대가 총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의 이번 총 파업 결정을 사실상 정치파업으로 간주, 총파업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키로 결정했다. 대신 노조간부 250명만 파업에 참여한다.

민노총 산하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가 사실상 이번 파업에 불참함으로써 파업동력도 현저히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의 노조원수는 4만3,000여명에 달한다.

이번 총파업에 참여한 공무원, 교직원 단체도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내세우며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상태다. 민노총의 파업 명분과는 다소 무관한 셈이다.

공무원 단체 측에서는 공무원 연금 개혁을 반대하기 위한 명분을 앞세우며 총 파업에 참여했지만 이 역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내세우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이 같은 민노총의 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주동자 및 극렬행위자에 대한 현장 검거를 강화하고, 철저한 채증으로 끝까지 추적해 전원 사법처리할 계획으로 알려진 상태다.

민주노총 측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강경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총파업을 다음달까지 이어나간다는 계획이어서 노·정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한국노총과의 파업 연대는 이번 노동계 총파업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노총 측에서는 다음달 총파업 투표를 실시한 뒤 6월 총파업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5월 한달동안 조합원들의 동의와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내며 총파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내부적 이탈자 발생 및 조합원들의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의 참여를 빨리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총파업 동력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민주노총 파업이 자칫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민주노총의 이번 총파업이 흐지부지 끝날 경우 최대 수혜자는 정부가 될 수 있다.

노동계의 불법 파업으로 여론이 정부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그동안 노동계의 반대로 차일피일 미뤄져 있던 현안 처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고용부는 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정년연장 등 3대 현안에 대한 입법화 작업에 매진할 수 있다.

이 경우 고용부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정년 60세에 맞춰 임금피크제를 적극 도입하는 한편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 작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실시된 노사정위 논위에서 막판 쟁점으로 부각된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요건 가이드라인 제정,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금지 요건 명확화 등도 정부의 입맛에 맞게 처리될 공산이 크다.

국회도 여당이 주도해 총보험료율을 높이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 산하 단체에 소속된 노동자 중 3분의 1만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명분이 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라며 "총파업 동력이 떨어질 경우 자칫 노동계 현안 해결에 노동계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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