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영국 BBC 방송이 10일 치매에 관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과체중이 치매에 걸릴 위험을 낮춰주며 오히려 저체중인 사람들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랜싯 당뇨 및 내분비학' 저널에 게재된 이 같은 주장은 약 200만 명의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얻어졌다. 연구진들조차 일반적인 건강 권고안과는 반대인 이 같은 결과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치매 관련 단체들은 지금까지 치매 예방을 위해 금연과 운동, 균형잡힌 식사를 권장해 왔다.
치매는 현대 의학에서 가장 절박한 질병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2050년이면 전 세계 치매 환자 수가 1억3500만 명으로 현재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까지 치매의 치료법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치매에 걸릴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권고 정도가 고작이었는데 이번 연구로 그 권고안이 잘못일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옥슨 역학연구소와 런던 위생 및 열대의학스쿨은 평균 나이 55세인 195만8191명의 영국인들의 삶을 20년에 걸쳐 추적했다. 그 결과 저체중인 사람들은 정상체중인 사람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9%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18% 낮았으며 비만인 사람은 24%나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연구를 이끈 나와브 키질바쉬 박사는 이 같은 결과에 "충격적"이라며 이는 지금까지의 건강 권고에 잘못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체중이 어떻게 치매 위험을 낮춰주는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다만 비타민 D와 비타민 E 결핍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데 많이 먹을 수록 이러한 비타민 결핍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것이 한 가지 가능성으로 지적됐다.
키질바쉬 박사는 그러나 이러한 연구 결과가 과체중이나 비만도 괜찮다는 구실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매 예방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심장병이나 뇌졸중, 당뇨병, 암과 같은 다른 질병으로 더 일찍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