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일본도 결국은 몇 개월 안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기테라 마사토(木寺昌人) 중국 주재 일본 대사가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이 AIIB에 가입하면 미국과의 관계에 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미국은 AIIB 가입과 관련해 사실상 유일하게 반대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테라 대사는 "일본이 6월까지는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가입해야 한다. AIIB가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재계 지도자들의 생각에 동의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영국과 한국 등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들이 AIIB 가입을 발표하면서 AIIB는 국제사회의 초점이 돼 왔다. 지금까지 AIIB 가입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일본마저 가입하게 되면 큰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계속 냉각돼 왔을 뿐만 아니라 일본인이 수장을 맡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AIIB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2주 전만 해도 스가 요시히데(管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은 AIIB 가입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었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겸 재무상 역시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AIIB 문제는 최근 폐막한 보아오 포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논의됐을 만큼 중국의 영향력 확대 및 미국의 영향력 감소를 보여주는 증표가 되고 있다. 포럼 참석자 대부분이 AIIB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었다.
일본이 AIIB 가입을 최종 결정하려면 환패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마무리와 다음달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미국 방문 등 미국과의 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 재계는 아시아 지역에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한다는 중국의 야심찬 계획이 절호의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AIIB 가입이 냉각된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보아오 포럼에 참가한 한 전직 미 관리는 일본이 AIIB에 가입할 경우 미국 역시 AIIB에 대한 입장을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며 옵저버 자격으로 AIIB에 참여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