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16일(현지시간) 공급 과잉 우려로 국제유가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배럴당 30달러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NN머니와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2.1%(0.96달러) 떨어진 배럴당 43.8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이날 장중 배럴당 43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 WTI는 5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2.3% 하락한 배럴당 53.44달러로 마감했고,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2.21달러 내려 배럴당 52.75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원유 재고가 10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날 국제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내에서의 셰일오일 시추 설비 가동 대수는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10월에 비해 46%나 감소했지만 생산량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유정 폐쇄와 감산에는 시차가 있어 생산량 감소로 즉각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원유 공급량이 80년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2월20일 기준 저장고의 60% 가량이 찼다고 밝힌 바 있다.
소시에테제네럴은 전 세계 원유 재고가 2분기 하루 평균 170만 배럴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원유 재고는 하루에 160만 배럴씩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6개국(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국과 독일)과 이란과의 핵협상이 타결되면 유가 하락세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핵협상 마감 기한을 2주 앞두고 있는 이란이 협상을 성공리에 마칠 경우 서방의 제재로 판로가 막혔던 이란산 원유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공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유가격정보서비스(OPIS)에서 수석 애널리스트를 맡고 있는 톰 클로자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회복되기 전에 원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럴당 43.50달러였던 저항선이 무너지면서 과잉 매도세가 뒤따를 것"이라며 "2008년 12월 저점인 32.40달러가 또 다른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리크 자히르 티케캐피탈 펀드매니저는 "향후 수 주 동안 원유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며 “원유 시추기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증가해 유가가 4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