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영국이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 의사를 밝힌 가운데 중국 정부는 환영의 뜻을, 미국은 경계감을 표시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영국 재무부가 올해 말 정식 출범하는 AIIB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 재정부(재무부) 역시 이날 영국 정부가 AIIB의 창립 멤버로 참여하겠다는 공식적인 의향서를 보내왔다고 확인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재정부는 또 "우리는 영국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영국은 이달 말 AIIB의 창립 구성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영국 정부 사이트에 게재된 성명에서 "AIIB는 이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영국이 G7 중, 서방국 중 처음으로 AIIB 멤버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영국 정부는 그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정치·경제 합작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이번 결정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아·태 지역 시장에서 영국 기업이 투자 기회를 얻을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가장 가까운 동맹인 영국의 이 같은 중국 편승 움직임에 불쾌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우리는 AIIB가 지배구조나 사회보호망, 환경 보호 등에서 세계은행(WB)이나 다른 개발은행들이 가진 기준을 맞출 수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면서 경계감을 표시했다.
벤트렐 대변인은 "그러나 이는 영국 정부의 주권적인 결정"이라면서 "다만 영국이 목소리를 내 AIIB가 높은 기준을 채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이 지난해 10월 설립을 공식 선언한 AIIB는 미국·일본 주도의 WB, 아시아개발은행(ADB)등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은행으로, 이들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0월24일 21개국이 최초 참여국으로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지금까지 27개국이 참여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최근 "AIIB는 일본을 포함해 모든 나라를 향해 열려 있다"면서 "창립회원국 자격을 가질 수 있는 기한은 이달 31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미국은 AIIB 설립 등 중국의 움직임을 세계은행 등 워싱턴에 본부를 둔 기존 글로벌 기구들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른 우방의 가입을 만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