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극우파 일본인들이 뉴욕 한복판에서 위안부를 매춘부로 비하하는 등의 역사왜곡 집회를 버젓이 벌여 한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나데시코 액션'이라는 극우일본인 단체가 10일 뉴욕 맨해튼에서 위안부 역사가 날조라는 취지의 강연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뉴욕 중심에서 일본인들이 위안부 문제 등 과거 역사를 날조하는 세미나 등 집회를 연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특히 이날 집회엔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위안부 소녀상을 모욕하는 사진과 글을 올린 텍사스 출신의 토니 마라노(65)와 나데시코 액션 회장 유미코 야마모토(山本優美子) 등 7명의 패널이 나와 토론을 벌였다.
집회 정보는 일본의 진보단체인 SANS(Sloths Against Nuclear State)가 한인들에게 긴급 협조 요청을 하면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월 홉스트라 대학에서 위안부문제 세미나를 주도한 양심적인 지식인 테라자와 유키 교수도 한미공공정책위원회(회장 이철우) 등 지인들에게도 사발통문식의 이메일을 전하며 한인사회에 알렸다.
나데시코 액션(なでしこアクション)은 일본에 최근 수년간 폭력적인 혐한시위를 주도해온 재특회(在特会 ざいとくかい)와 사실상 한 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기할만한 것은 나데시코 액션이 2000년대 이후 커다란 성과를 내고 있는 미주한인사회의 풀뿌리 운동을 상당부분 모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의 일본계 유권자를 자처하며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다양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위안부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전개했고 현재는 철거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또한 지난해 캘리포니아의 밀피타스 시가 위안부결의안 통과후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자 이메일과 전화, 서한을 무더기로 보내는 적극적인 로비를 가하고 있다.
위안부소녀상 건립을 주도한 가주포럼측은 "이메일 등은 미국내 일본인보다는 일본 자국내에서 온게 대부분이지만 한인들보다는 월등히 많은 항의를 하기 때문에 미국 정치인들이 심리적인 압박을 갖는게 사실"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나데시코 액션의 뻔뻔한 집회가 벌어진다는 정보에 한인 등 15명의 시위대가 집회 장소로 출동, 맞불 시위를 펼쳤다. 시위에 참석한 김수복 6.15뉴욕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일본에서 한국인 혐한 운동을 펴는 극악한 단체 재특회(Zaitokukai) 패거리들이 뉴욕 한복판에서 이런 짓을 한다는걸 용납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당초 이들은 맨해튼 45가의 뉴욕일본인협회 사무실에서 집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규탄시위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53가 이탈리아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인시위대도 식당 앞으로 이동, 오후 5시반부터 7시까지 피켓을 들고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뉴욕에서 물러가라(Racist not welcome in New York City!)' '일본인 파시스트들을 물리치자(Down Down Japanese Facist!)' '일본은 인종차별을 부끄러워 하라(Shame on Japanese Racism!)'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엔 재미한인들만이 아니라 재일동포와 대만인도 참여했고 시민들의 반응도 우호적이었다.
김수복 위원장은 "나데시코 액션은 위안부 성노예 피해자를 돈벌러 간 창녀라고 능멸하는 정신 나간 역사 왜곡주의자들"이라면서 "맨해튼에서 전례없는 행동을 하는 것은 4월에 아베가 미국 의회 연설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본다. 이자들이 미국의 도서관 학교를 집중으로 찾아다니며 여론전을 편다는데 대한민국 정부도 두 눈 똑바로 뜨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데시코 액션은 오는 12일에도 비슷한 취지의 토론회를 웹사이트(http://nadesiko-action.org/)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웹사이트엔 행사 안내와 위안부소녀상 철거재판 관련 속보, 위안부가 거짓이라 우기는 문서들, 다케시마 영유권 주장 등 일본 우익들이 단골로 활용하는 왜곡 자료들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