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이 계획된 수순이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BBC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국영방송 '로시야-1'의 다큐멘터리에서 크림 반도 합병이 이뤄지기 전 러시아로 귀속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2월22~23일 우크라이나에서의 반정부 시위가 점점 거세지자 푸틴 대통령은 정보기관장들과 친러시아 인사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구출하는 방안에 대해서 회의를 가졌다.
그는 "국방부 장관과 정보기관장들을 크렘린궁으로 불러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었던 우크라이나 대통령 구출 작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전 7시께 회의를 마친 후 크림 반도를 러시아로 귀속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 병합을 주도했다는 진실을 밝힌 것.
이후 2월27일 정체를 알 수 없는 군인들이 크림 반도 의회와 정부 청사 건물을 장악했고,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병합이 승인됐다.
러시아 측은 지금까지 크림 반도에 대한 개입이 없었고, 지역 주민 80%가 병합을 희망한다고 원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합병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현 정부의 국수주의에 밀려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강조했다.
또 "최종적인 목표는 크림을 포위하거나 합병하는 것이 아니었고 주민들이 우크라이나에 남기를 원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이 합병을 원해야만 이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그러한 확신이 있었기에 의무감을 가지고 합병을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4월부터 계속된 우크라이나 사태로 현재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