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재남 국립외교원 교수는 6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한·러대화 정경컨퍼런스'에 참석해 "한국은 제3기 푸틴 정부 들어 크게 개선된 러·북관계를 활용해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저지시키면서 6자회담을 재개시키기 위한 대러 외교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덕준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조짐을 보일 경우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협조해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까지 포함해 평양에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란 신호를 줘야 한다"며 러시아에 요청했다.
장 교수는 "최근 북한과 우호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있는 러시아는 이런 북핵문제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6자회담 재개의 초기조건, 예를 들어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중단과 핵 미사일 실험 유예, 비핵화 의제의 포함 등 핵심적인 비핵화 사전조치에 관한 한·러간 중재역할을 러시아에 맡겨보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한·러관계 진전을 위한 방안도 이날 회의에서 제시됐다.
신범식 서울대 교수는 "5월 전승기념 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의사를 밝혀놓은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참여할 지 주목되고 있다"며 "한국입장에선 이를 남·북·러 3각협력을 진전시키고 나아가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한·러 수교 25주년인 올해 두나라는 상호보완적인 협력 잠재력에 걸맞게 양자 차원은 물론 동북아 유라시아 차원에서도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러시아의 외교 정책과 유사성을 띠고 있고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추진에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관은 "통일이 된다면 러시아 극동지역과 한반도, 동북3성을 아우르는 인구 2억여명의 거대한 경제권역이 만들어지고 이는 동북아의 새로운 도약을 촉진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다가오는 러시아 전쟁 승리 및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행사에 주목해 달라. 우리는 2차대전 당시 여러 나라들의 전 세계적인 기여를 잊어선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행사 참석을 우회적으로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