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25일(현지시간)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이웃나라 도미니카공화국의 만성적인 자국민 차별 대우와 학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평화롭게 행진을 했지만 남녀노소가 함께 아이티 국기를 흔들면서 도미니카공화국은 그늘에서 차별받으며 살고 있는 아이티인들의 인권을 존중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 시위는 2주일 전 아이티 출신 구두닦이 한 명이 도미니카 수도 산티아고 시내의 한 광장 가로수에 매달린 교살체로 발견된 이후로 아이티의 민간 사회단체들과 변호사들의 협의체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인들은 앙리 클로드쟝이란 이 청년이 차별과 증오범죄로 피살된 것으로 믿고 있지만 도미니카 경찰은 그가 다른 아이티인에게 살해된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 행렬이 도미니카 영사관 앞에 이르자 시위대 중 한 명이 지붕에 올라가 도미니카공화국기를 끌어내려 휘발유에 적신 뒤 불태웠고 군중들은 환호성을 올렸지만 아직 시위로 인해 체포된 사람은 없다.
아이티의 대홍수 이래 유엔 집계로 약 50만 명의 아이티인이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같은 이스파뇰라섬에 있는 이 나라는 비교적 부유해서 아이티인들의 저임금 노동에 의존하고 있다.
2013년 도미니카는 속지주의 이민법을 깨고 1929년 이전으로 돌아가 자국 내 비국민에게서 태어난 2세가 자동적으로 국민이 되는 것을 막아버림으로써 도미니카인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아이티인들을 불법 이민자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