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가 이란의 핵폭탄 제조가 임박했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유엔 연설 몇 주 후인 지난 2012년 10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과 대치된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23일(현지시간) 비밀전통문을 인용,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012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핵폭탄 그림을 흔들어가며 이란이 1년 안에 핵폭탄 제조가 가능한 계획을 밀고 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가디언과 알자지라가 이날 최근 유출된, 모사드가 남아공 정보당국, 미 중앙정보국(CIA), 러시아 정보당국 등 각국 정보기관과 공유한 비밀전통문을 인용, “모사드가 이란이 현 단계에서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활동을 수행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유출된 모사드의 전통문보에서 이란 핵폭탄 제조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보다 훨씬 덜 시급했다.
이 전통문은 “이란이 핵폭탄 여러 개를 만들기에 충분한 5% 농축 우라늄과 일부 20% 농축 우라늄도 비축했지만, 우라늄을 고농도로 농축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란은 현 단계에서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활동을 수행하지 않지만, 핵무기 생산 명령이 실제로 내려질 때부터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예를 들어 농축 정도, 원자로 등 정당한 부분에서 격차를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디언은 이날 또한 “공개한 전통문은 CIA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와 접촉 시도, 한국 정보 당국의 환경단체 그린피스 지도자 감시, 남아공 정부기관의 위성합작사업 관련 러시아 첩보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며 “이 전문에는 독립적으로 진위를 확인한 정보들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익명의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과 유출된 전문의 평가가 별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가디언과 알자지라의 이날 보도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관련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을 며칠 앞두고 있고 이란과 주요 6개국(P5+1·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의 핵협상 마감 시한인 3월31일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에도 특히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이란에 대한 공격의 효율성을 두고 모사드와 대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