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12일 오후 어린대공원 동물사육사를 습격해 사망케한 사자는 암컷과 수컷 2마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자들은 방사장과 내실을 분리시키는 철문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빠져나와 방사장 내에 있는 김씨를 습격한 것으로 보인다.
안찬 어린이대공원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어린이대공원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육사 사망사고와 관련한 경위를 설명했다.
대공원측에 따르면 숨진 김씨는 이날 1시30분께부터 어린대공원 동물원내 사자사 방사장에서 20여분 동안 진행된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마친 뒤 뒷마무리를 위해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가 발견된 것은 오후 2시25분께다. 이모씨가 소방점검차 방사장을 찾았다가 방사장 왼편에 쓰러진 김씨를 발견했다.
쓰러진 김씨 옆에서는 2006년생 수컷과 2010년생 암컷 등 총 2마리의 사자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사자사는 크게 방사장과 4칸짜리 내실 2개 구역으로 분리돼 총 7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다.
이날은 3마리가 인근 호랑이사로 이동해 있었기 때문에 4마리만 남아있었다. 김씨를 공격한 사자 2마리는 4칸짜리 내실 중 가장 왼편 내실 철문이 열려있는 틈을 타 방사장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대공원 관계자는 철문이 열려 있는 상황에 대해 "사자가 스스로 내실 철문을 열 수는 없는 구조"라며 "정확한 내용은 CCTV를 분석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공원측은 상황 파악 후 119에 신고해 사자들을 내실로 격리시키고 오후 3시께 김씨를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김씨는 끝내 숨졌다.
사고가 난 현장에는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발생한 호랑이 사육사 사망사고를 계기로 CCTV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직원이 없어 사고당시 무용지물이었다. 맹수의 공격을 막기위한 방패, 안전모, 호루라기로 역시 비치돼 있었지만 김씨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대공원측으로부터 현장 CCTV를 넘겨받아 판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사육사는 총 19명이다. 맹수사에는 21명이 근무한다. 평일에는 통상 2인1조로 근무하지만 이날은 다른 사육사가 휴무일이어서 김씨 혼자만 근무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사육사 경력 20년에 맹수사육만 3년째 맡아왔다고 대공원측은 전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철저한 원인규명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