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아시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2015 호주아시안컵이 31일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9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20여일 간 45억 아시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아시안컵도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의 3·4위 결정전(30일)을 포함해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총 30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경기당 평균 2.36골이 터지면서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축구의 백미는 골이고, 개인 타이틀인 득점왕에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회를 가장 빛낸 최우수선수(MVP)가 누가 될지 여부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시안컵 MVP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에서 주관해 선정한다. 계량화된 선정 기준은 없다.
규정에는 대회 기간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거나 큰 영향력을 발휘한 선수를 MVP로 선정한다고 나와 있다. 선정에 따른 부상으로 MVP 인증서가 수여되지만 상금은 없다.
한국이 1988년 이후 27년 만에 결승에 오른 만큼 MVP를 배출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결승에 올랐던 1988년 김주성(49)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MVP를 차지한 뒤로 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이 수상한다고 가정할 때 후보군으로 꼽히는 선수는 여러 명 있다.
기록으로만 살펴본다면 이정협(24·상주)이 가장 우위에 있다. 이정협은 호주와의 조별리그와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라크전에서는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골을 도와 지금까지 2골1도움을 올렸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스타 손흥민(23·레버쿠젠)도 빼놓을 수 없다. 조별리그에서 감기 등으로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지만 8강전에서 2골을 몰아치는 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공헌을 한 기성용(26·스완지시티)도 떠올릴 수 있다. 기성용은 전 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공수 조율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984년 싱가포르 대회부터 MVP 시상을 별도로 마련, 대회 최고의 스타를 선정해 왔다. MVP는 득점왕과는 별개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됐다.
통상 우승국에서 MVP가 나오게 마련이지만 반드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전 대회까지 총 8명의 MVP가 탄생한 가운데 3차례는 우승국이 아닌 다른 팀에서 나왔다.
1988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우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했지만 MVP는 준우승국인 한국의 김주성이 받았다.
1996년 UAE아시안컵에서는 결승에 올랐던 사우디와 UAE가 아닌 3위팀인 이란의 호다다드 아지지에게 MVP의 영광이 돌아갔다.
아지지는 8골을 터뜨리며 한 대회 최다 득점자로 기록된 알리 다에이(이란)마저 누르고 MVP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