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방한 중인 왕양(汪洋)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나 양국 간 경제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왕 부총리를 통해 전달한 구두친서를 통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조건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왕 부총리를 접견하고 한·중 관계 및 경제협력,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왕 부총리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중국 관광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지난 22일 방한했다.
접견에서 왕 부총리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구두친서 형식으로 보낸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를 통해 시 주석은 최근 남·북한 간에 오간 상호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대화와 접촉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과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조건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북한문제와 관련, '북핵 불용'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관련국 간 대화의 재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왕 부총리도 한국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기대를 표하면서 양국 간 경제혁신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으며 왕 부총리도 공감을 표했다.
왕 부총리는 이날 많은 중국인들이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한국을 방문해 드라마 세트장을 관광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양국 간 인문교류 및 인문교류공동위원회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왕 부총리에게 중국어를 직접 구사하면서 인사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올해가 양의 해인데 부총리 띠가 양띠이시고 환갑을 맞으신다고 알고 있다"며 중국어로 "양녠지샹(羊年吉祥·'양의 해에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말과 같이 올해 양의 해에 좋은 일만 많이 있으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가 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은 중국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서 중국의 꿈을 향해서 전진하고 있는 것을 인상 깊게 보고 있다"며 "부총리님이 광둥성과 충칭시 당서기로 계실 때 대대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단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지도자분들의 노력이 오늘의 중국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총리는 박 대통령의 중국어 인사에 "저 스스로는 이미 이번 방문의 큰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해 "중국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외국 지도자"라며 "시진핑 주석과 오랜 친구"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이 올해 초 중국 인민일보의 온라인매체인 인민망(人民網)을 통해 공개한 신년 영상메시지를 들면서 "중국 국민들도 많은 감동을 받고 '좋아요'라는 버튼을 누르면서 칭찬이 쏟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이아나·몬테네그로·몰타·라트비아·아이슬란드·부탄·룩셈부르크·트리니다드토바고 등 8개 국가의 주한대사에 대한 신임장 제정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