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슈틸리케호가 4강에 가장 먼저 진출을 확정하면서 상대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손흥민(23·레버쿠젠)의 멀티 골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제압했다.
A조 1위로 8강에 올랐던 한국은 B조 2위의 우즈베키스탄을 물리쳐 4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의 4강 맞상대는 23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란과 이라크의 8강전 승자가 된다.
이란과 이라크 두 팀 모두 중동 팀으로 누가 올라오든 반갑지는 않다. 한국은 개인기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중동 축구에 유독 약한 면이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도 결과적으로 승리를 따내기는 했지만 오만, 쿠웨이트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특히 이란은 껄끄럽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로 아시아 국가중에 순위가 가장 높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28전 9승7무12패로 한국이 열세에 있다.
최근 A매치에서는 3연패를 기록 중이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두 번 모두 졌고 지난해 11월 중동 원정 당시에도 0-1로 패했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8강전에서 1-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한국은 그 이전 4년 동안의 A매치 6경기에서 이란에 4무2패를 거둘 정도로 유독 이란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더욱이 이란은 1968년 대회부터 3회 연속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1976년을 끝으로 아시안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분하다는 점도 한국에 반갑지 않다.
카를로스 케이로스(62·모잠비크) 이란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평가전을 단 두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엄살을 피웠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카타르와 함께 속한 죽음의 C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케이로스 감독은 점유율 축구를 포기한 채 철저한 역습을 바탕으로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는 실리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바레인전(46.4%)과 카타르전(40.3%)에서는 점유율이 상대보다 모두 떨어졌다. 특히 UAE전에서는 32.3%-67.7%로 크게 밀렸다.
D조 2위로 8강에 올랐던 이라크 역시 부담스러운 존재다.
비록 FIFA 랭킹은 114위로 한국(69위)보다 크게 떨어지지만 맞대결 역사에서는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다.
이라크는 이전까지 한국과 18차례의 맞대결을 펼쳤는데 한국은 이 가운데 6승10무2패를 거뒀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무승부로 간주하는 승부차기를 패배로 본다면 6승8무4패가 된다.
언뜻보면 한국이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이라크는 아시안컵에서 중요한 순간에 한국의 발목을 잡은 팀이다.
지난 2007년 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은 이라크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3-4로 무릎을 꿇었다. 1972년 대회에서 역시 본선에서 정규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2-4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