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호주축구대표팀 측면 공격수 로비 크루스(27·레버쿠젠)가 한국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이 예정된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크루스는 15일 호주 지역지 '브리즈번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를 잘 알고 있다. 이같은 구장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망신거리다"고 말했다.
크루스는 브리즈번에서 태어나 호주 축구 A-리그 브리즈번 로어에서 프로의 길을 시작했다. 브리즈번 로어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삼고 있다. 그는 다른 누구보다 잔디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는 일반 축구장과는 차원이 다르게 나쁘다. 왜 그런 구장을 계속 놔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당초 럭비 경기를 목적으로 설계된 경기장으로 잔디의 질이 좋지 않다. 움푹 패인 곳이 많아 마치 추수 뒤의 논두렁을 연상케 할 정도다.
아시안컵이 열리는 5개 도시의 경기장 모두 럭비경기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지만 유독 브리즈번의 경기장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
크루스는 "브리즈번과 달리 멜버른의 경기장도 럭비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잔디 상태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럭비구장과 축구경기장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잔디의 질을 위해 좋지 않다. 축구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브리즈번 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모든 경기장을 통틀어 가장 좋지 않다. 점유율을 앞세운 패스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브리즈번의 잔디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앞서 경기를 치렀던 중국대표팀의 알렝 페랭 감독은 "브리즈번 스타디움 잔디는 너무너무 나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크루스는 "하지만 이 같은 잔디의 조건은 호주와 한국 모두에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라면서 "잔디가 승패에 있어 변명의 여지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