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수비 및 중원은 어느 정도 확정됐다. 결국 한두 자리 싸움이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족집게 해설로 유명세를 탄 이영표(38) KBS해설위원이 오만전을 앞두고 슈틸리케호의 예상 베스트 11에 대해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이영표 위원은 8일 호주 캔버라의 맥켈러 파크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사우디전의 멤버가 슈틸리케 감독이 그리는 베스트 멤버와 가까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용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챙겨야 하는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다. 55년 만의 우승이라는 무거운 도전 과제가 있지만 일단 매 경기마다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보통의 경우 큰 경기를 앞둔 평가전에서까지 계속해서 실험을 하기는 힘들다. 특별한 구상이 없는 한 70% 이상은 직전 평가전 멤버들로 선발을 꾸리게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비수를 포함해 뼈대는 정해졌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와 최후방 골키퍼 자리, 공격형 미드필더 정도의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특히 골키퍼의 경우 정말 누가 나설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뛰지 않았던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이청용(27·볼턴)이 들어온다는 것을 전제로 기성용의 짝은 박주호(28·마인츠)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4일 시드니 퍼텍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전반에는 이근호(30·엘 자이시)를 최전방에 배치했고 손흥민(23·레버쿠젠)과 조영철(26·카타르SC)을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후반에는 조영철은 중앙으로 전진 배치시키며 제로톱 역할을 점검했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에 구자철(26·마인츠)을 세웠고 후반에는 남태희(24·레퀴야)를 그 자리에 투입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반전을 나섰던 박주호는 후반에는 왼쪽 풀백으로 돌렸다.
김진수(23·호펜하임)·장현수(24·광저우 푸리)·김주영(27·상하이 둥야)·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 가운데서는 후반전에 김진수를 뺀 것을 제외하고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 위원은 "수비는 그 어느 포지션보다도 조직력이 좋아야 하는 곳이다. 이전까지는 계속해서 변화를 줬더라도 사우디전 이후에 또 바꾸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면서 "또 대폭 변화를 줬다가 실패하면 비난의 화살은 감독으로 향하게 돼 있다"며 수비 변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어 "만약에 수비라인을 싹 바꾼다면 그때는 정말 나도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동에서 선수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이 위원은 캔버라의 무더운 날씨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날씨 때문에 졌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무더운 날씨는 양 팀 모두에 힘들다"면서 "오히려 중동에서는 보통 낮에 축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만이 더 힘들어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