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2015 호주아시안컵 개막이 임박하면서 슈틸리케호의 주장 완장을 누가 차게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차전이 예정된 캔버라에 입성했다.
지난달 28일 시드니에 사전 베이스캠프를 차리며 아시안컵을 준비해 온 대표팀은 임시로 구자철(26·마인츠)에게 주장을 맡겨왔다.
구자철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2-0 승)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팀을 이끄는 임무를 완수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대비 정식 주장은 아니었다. 이제는 새로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두 게임을 치르는 A매치에 나서는 주장을 뽑는 일과 많게는 6경기까지 치러야 하는 아시안컵을 이끌 주장을 선정하는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더 많은 책임감이 따르게 마련이다.
새 주장감으로는 구자철·기성용(26·스완지시티)·이청용(27·볼턴)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구자철과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한 차례씩 주장을 맡은 바 있다.
기성용은 슈틸리케호 1기 주장을 맡아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을 이끌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구자철은 요르단·이란 원정 당시 캡틴이었다.
이청용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전 신태용(45) 수석코치 체제에서 한 차례 주장 역할을 소화했다.
이외에도 무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팀의 맏형' 차두리(35·서울)까지 주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팀 내에는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선수들끼리는 자연스레 구자철을 주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슈틸리케호 2기 주장이었던 그가 지난해 11월 중동원정 이후 연속선상에서 아시안컵 주장을 맡는 것이 좋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구자철은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주장 역할을 비교적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태희(24·레퀴야)는 6일 훈련을 앞둔 인터뷰에서 "(구)자철이형이 대표팀 주장으로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구)자철이형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며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아시안컵 주장은 기존 A매치와는 달리 경기 내내 꾸준한 출장이 담보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 등이 아시안컵 주장의 후보군"이라면서 "아무래도 경기에 계속해서 뛸 수 있는 선수 가운데 주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필드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선수들을 계속해서 독려할 수 있는 인물이 그동안 아시안컵 주장을 맡아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종합해 보면 기성용과 이청용 등으로 후보군을 좁혀 볼 수 있다.
구자철은 그동안의 경기에서 계속 후반전에 교체아웃되면서 주장 완장을 다른 선수에게 물려줬다. 개인적으로 부진에 빠지면서 오래 뛰지 못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기성용과 이청용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으로 나서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컵 주장 선정은 선수단 내에서 자율적으로 후보를 추천하고 투표로 선정하는 기존 방식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4년 전 카타르 대회에서 주장을 완벽하게 소화한 박지성(34)에 이어 아시안컵 주장 계보를 누가 이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