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조직적으로 경기단체 예산을 횡령하거나, 체육입시에서 비리를 저지른 교수와 학부모등이 대거 적발됐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해 관용을 베풀지 않기로했다. 또 체육비리가 발생한 경기단체에 대해서는 국가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문화관광체육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스포츠4대악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지난 2월부터 스포츠4대악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스포츠비리 제보를 직접 접수했으며, 5월부터는 이를 조사하기 위한 합동수사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스포츠4대악신고센터에는 269건이 접수됐고, 이 중 118건이 종결됐다. 접수된 118건 중에는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한 2건 외에, 검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한 2건, 감사결과에 따라 처분을 요구한 25건이 포함됐고 나머지 89건은 단순 종결로 처리됐다.
또 합동수사반은 그동안 관련 단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하고, 1000개에 가까운 금융계좌의 40만 건 이상의 거래 내역을 분석하는 등 수사 활동을 벌여왔다.
◇예산횡령 등 회계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 무관용
조사결과 문체부는 조직사유화를 기반으로 한 조직적 예산 횡령을 다수 적발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대한택견연맹회장, 국민생활체육택견연합회장, 세계택견본부총사를 겸직하며 국내 택견계를 장악하고 있던 이 모씨와 종합사무처의 전·현직 직원 7명이 회계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13억원 상당희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적발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차명계좌 63개에 실제 활동사실이 없는 순회코치 및 심판 수당을 지급했다가 다시 인출하거나,‣유령업체와 허위 거래를 만드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이 회장의 고가 차량구입, 자녀 유학자금, 생활비 등에 사용했다.
또 대한A연맹의 국가대표 지도자 K씨는 7년간 국내외에서 실시한 전지훈련 중 숙박비, 식비 등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약 10억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횡령에 관여한 임원과 지도자에게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해 영구 퇴출할 방침이다. 형사 기소된 직원은 직위해제 조치한다.
또 문체부는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회계 위탁 등을 통해 보조금 정산 ▲증빙자료 전수 검사 ▲무작위 집중감사 실시 ▲결산 세부내역 공개 의무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특히 문체부는 승부조작, 횡령 등 비리 발생 경기단체는 국가대표 경기력향상비를 포함한 경기단체 국고보조금 전부 또는 일부를 감액할 방침이다.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신입생 모집 제한
체육특기자를 상대로 한 입시비리도 다수 적발됐다. 문체부는 입시비리 적발 고교와 대학운동부의 신입생 선발 및 경기 출전 제한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학교운동부의 국외 전지훈련 원칙적 제한 ▲체육특기자 전형에 수능 및 내신 성적 반영(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및 대학교육협의회에 권장) ▲모범 학교운동부 포상 및 예산지원 확대 등의 조치로 학교체육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 모 대학팀 유도 감독 B씨는 전국중고연맹전에서 상대팀 고교 지도자들에게 기권, 져주기 등 승부조작을 의뢰해 자신의 아들이 우승하도록 한 후, 그 실적으로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에 아들을 특례입학을 시켰다.
학부모가 자녀의 대학 특례입학을 위해 조교에게 입학실기시험지도 명목으로 1000만원을 건네고, 유흥업소에서 교수를 접대한 사례도 있었다.
◇경기단체-지자체, 지원금 투명화
실업팀과 경기단체에 대한 지자체 지원금 집행의 투명화도 추진한다. 문체부는 전국체전 관련 실업팀과 지자체들이 표준후원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대회 유치지원금 계약 및 집행 절차를 마련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또 중앙경기단체 산하 연맹체의 결산 내역은 중앙경기단체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C협회의 사무국장 P씨는 5년간 개최된 각종 대회의 개최 비용을 부풀려 계상하고 업자로부터 그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유치지원금을 포함한 약 10억 원을 횡령하기도했다.
문체부는 상시적인 수사체계 구축을 위해 경찰청에 스포츠비리전담수사반 신설할 방침이다. 경찰청에 전담 조직이 만들어지면 스포츠4대악 신고센터는 제보 접수와 감사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스포츠비리신고센터'로 운영된다.
현재의 합동수사반은 진행 중인 수사의 마무리 후 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