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홈플러스 매각설이 또다시 불고 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홈플러스 전체 매각 대금이 최소 5조~7조원대로 평가되자 일부 계열사별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발 더 나아가 점포별 매각으로 방침을 바꿨다.
홈플러스 측은 "매각과 관련된 루머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 공식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언제든 매각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현재 메가마트와 삼천포점·밀양점·칠곡점·장림점·감만점 등 영남 지역 5~6개 점포를 두고 협상 중이다. 메가마트 외에도 탑마트(대구)와 빅마트(광주)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유럽 최대 유통업체이자 홈플러스의 100% 지분을 보유한 영국 테스코가 올 상반기 4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9월부터는 4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발각돼 재무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이에 테스코는 해외 법인 중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홈플러스를 매각해 위기를 수습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금 매각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 10월 영국 테스코 본사의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데이브 루이스 회장이 한국을 극비리에 방문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롯데마트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실제 홈플러스 인수전에는 롯데마트가 뛰어들었지만 전국 홈플러스 점포 중 롯데마트와 상권이 겹치지 않는 우량 점포만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조기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홈플러스는 삼성물산·현대백화점그룹·신세계그룹 등과 계열사별 매각을 추진했으나 마트의 성장 가능성과 비싼 인수 대금 등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홈플러스그룹 내 계열사인 홈플러스·홈플러스테스코(옛 홈에버)·홈플러스베이커리를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최우선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힘들어지자 개별 점포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최근에는 대형 유통사가 아닌 매출 6000억원대의 중견 업체인 메가마트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메가마트'는 13개점을 비롯해 드러그스토어 '판도라' 11개점, 라이프스타일 매장 '하우즈데코' 6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 홈플러스는 최근 진행한 임직원 워크숍에 화룬완자 임원을 초청하는 등 중국 기업과도 협상 통로를 열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메가마트 등과의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계열사 전체 매각이나 계열사별 매각을 통해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수 대상자들도 인수 후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어 실제 인수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