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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살인사건 (제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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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인이 범인일까?”
“그럴 리가 없어.”
“수사계 녀석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우형빈은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뛰어가려는 걸 지욱이 막았다.
“내버려 두게. 아직 결정적인 건 아니잖아?”
“그래도 그렇지. 이런 수사결과가 어디 있어?”
“아직 추정에 불과해. 우리는 방용철을 쫓아야 하잖아?”
우형빈이 가까스로 주저앉았다.
충무로 2가 우일산업 현관에는 많은 직원들이 퇴근해 나오고 있었다. 지욱과 우형빈은 그 현관 앞에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황박사의 증언인데...”
“배각원 사장이 죽었다고 선화한 여자 말이지?”
우형빈도 그 점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얼른 반응을 보였다.
“그 여자가 누구였을까? 가정부는 분명히 아니라고 했잖은가?”
“방용철이 시킨 게 아니었을까?”
“자넨 방용철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나?”
“글쎄, 방용철이 백낙원 사장을 협박한 게 아니었을까”
“자기를 회사에 취직시켜 준 은인한테 말이지?”
“글쎄... 그 점이 또 걸리는군.”
“경찰의 말대로하면 아래위 감색 투피스를 입은 여자가 전화를 했다고 봐야 되겠군.”
“서울에 감색 투피스 입은 여자는 많아.”
우형빈은 위로하듯이 말했다. 지욱도 동감이었다. 아내가 백원 사장을 해칠 이유도 없고 그런 전화를 황박사에게 해줄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꼭 일주일 만에 아내는 실종이 된 것이다. 그 점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역시 그들이 지금 기다리는 방용철이란 사내가 뭔가 알고 있을까?
그때 우형빈의 눈이 번쩍 빛났다.
“저 친구로군.”
“맞아.”
좀 푸수수한 머리를 한 채 방용철은 회사의 현과을 걸어나와 그들이 있는 주차장 쪽으로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왔다.
“어떡한다?”
“뒤를 밟아보지.”
방용철은 자기를 주시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휘적휘적 두 사람의 차 곁을 스쳐 지나갔다.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방용철의 뒤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지욱은 조금 전 경찰의 수사결과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혹시 저 친구가 백사장을 협박해서 우일산업에 취직하지 않았을까?”
“백사장이 왜 저 친구한테 협박을 당하지?”
“미친 듯이 쫓아다니던 경미를 중매했으니까 원한을 품은 게 아니었을까?”
“그만한 일에 대회사 사장이 왜 협박을 받나? 경찰에 연락해서 방용철을 집어넣으면 될 거 아닌가?”
“경찰에 연락할 수 없는 약점이 백사장에게 있었던 게 아닐까?”
“약점? 대회사 사장이 저런 건달한테 어떤 약점을 잡혔을까?”
두 사람의 추리는 또 벽에 부딪쳤다. 그걸 방용철의 입을 통해 알아내야 했다.
방용철은 충무로 2가에서 진고개를 넘더니 명동의 인파에 섞였다.
“저 친구 어디로 가고 있을까?”
“한잔 생각이 간절한 모양인데.”
“그런데 방향이 틀려. 양장점 골목으로 들어가네.”
과연 방용철은 양장점 골목으로 들어서더니 서정숙이 운영하는 <디쉐네> 앞에 우뚝 멈춰 서더니 이상한 눈빛으로 양장점 안을 쏘아봤다.
두 사람도 그 안을 들여다 봤다. 서정숙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점원이 한 여성 고객에게 옷을 입혀 주고 있었다.
“저 친구도 서마담을 아는 게 아닐까?”
“서마담?”
지욱은 서마담과 방용철의 관계를 잠시 생각해 봤다. 그러나 두 사람의 끈은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그때 방용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양장점 <디쉐네>를 들여다보던 방용철은 서정숙이 보이지 않자 그 자리를 뜨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30분이 지나서 방용철은 튤립이라는 살롱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살롱에는 감상적인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방용철은 잔에 가득 찬 스카치를 쭉 마시고 한숨처럼 내뱉었다.
“경미는 내 간에 옴만 잔뜩 옮겨주고 가버린 여자였지요. 노형두 그 여자를 사랑합니까?”
그 곁에는 지욱이 잔을 들고 앉아 있었다. 방용철은 지욱이 누군지도 모르고 또 지껄였다.
“난 경미의 숭배잡니다. 선생은 어느 정도 아시는지 모르지만 나만치 경미의 전부를 아는 사내도 드물거요.”
방용철은 바텐더가 따라주는 양주를 단숨에 비웠다. 한 대 쥐어박고 나와 버리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으며, 지욱은 스탠드에 버티고 앉아 있었다. 지욱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왜 두분은 결혼하지 못했습니까?”
“허허허...”
방용철은 자조하듯이 웃음을 씹어 뱉었다.
“결혼하려구 했었지요. 난 그걸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경미는 얼음 같은 여자였습니다. 마치 중세기의 여왕처럼 노예에 대해서는 아주 냉정하고 잔인했습니다.”
“노예요? 노형이 경미의 노예란 말입니까?”
“그렇지요. 나는 사랑의 노예였습니다.”
나경미에게 그런 일면이 있었던가? 아무튼 방용철은 수상한 용의자임에 틀림없었다. 혹시 이 자가 아내를 납치했는지도 모른다.
지욱은 그걸 한 시 바삐 알아내야 했다.
“실례지만, 경미를 최근에 만난 건 언제였습니까?”
지욱은 방용철의 잔에 스카치를 따르며 물었다. 순간 방용철의 눈썹이 꿈틀했다.
“선생이 아까부터 경미 얘길 자꾸 꺼내시는데 도대체 누구시오? 선생의 정체가...”
지욱은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켜 댔다.
“글쎄요. 나도 경미의 숭배자라고 해 둘까요?”
지욱은 잔을 들어 쭉 마셨다.
“그렇습니까? 하하하, 이런 데서 동지를 만나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방용철은 좀 허풍스럽게 웃어 젖혔다.
“그래서 묻는 겁니다. 최근에 경미를 만났죠?”
지욱은 고개를 돌려 방용철을 똑바로 바라봤다.
“만났죠.”
방용철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그래요? 그거 아주 부러운데요. 나는 최근에 나경미를 보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선생이 몹시 부러운 겁니다. 그래 언제쯤 그녀를 만났습니까?”
“글쎄, 그게 언제더라. 가만, 수첩을 보면 알 겁니다.”
방용철은 좀 흥분해서 수첩을 꺼냈다. 몹시 낡아서 꾀죄죄한 수첩이었다. 그 수첩을 뒤지던 방용철의 손이 문득 멎었다.
“아, 여기 있습니다. 그게 16일인가요. 지난 16에 만났습니다.”
“그래요?”
지욱은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16일이라면 바로 경미가 실종된 날이다. 그날 아내는 방용철을 만났다는 것이다. 지욱이 방용철에게 백낙원 사장과의 관계를 물어보려던 때였다.
두 명의 사나이가 그들 등 귀로 다가와 섰다.
“실례지만 우일산업 총무과 방용철씨죠?”
사나이는 경찰수첩을 내보이고 방용철을 끌고나갔다.
“아니 왜 이러십니까?”
방용철은 그들에게 약간 반항을 하면서도 순순히 수사과 형사들에게 연행돼 갔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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