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정부 비선실세로 꼽히는 정윤회씨의 국정운영 개입설이 담긴 청와대 문건 유출 당사자로 경찰이 지목된 가운데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1일 “청와대에서 검찰 수사를 의뢰한 만큼 수사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구은수 서울경찰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경찰이 주요 조사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서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구 청장은“청와대에서 있었던 일이라 청장이 뭐라고 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자체 조사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모든 것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내용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청장은 또 해당 문건을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모(48) 경정의 거취와 관련해 인사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언론이 지목한 박 경정에 대한 인사 조치는 생각해본 바 없다”면서 “검찰이 누구를 대상으로 수사할지 모르는데 미리 인사 조치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진상파악을 위해 어떤 대상을 수사하는지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박 경정은 청와대에 파견된 동안 세계일보가 보도한 '현 정부 비선실세' 정윤회씨의 '국정농단'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정은 지난해 4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다가 올해 2월 원대 복귀 명령을 받고 현재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 정보보안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경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 파견 해제 후 비교적 한직으로 꼽히는 변두리 일선서 과장으로 발령난 데 대한 좌천성 인사 의혹에 대해서도 “좌천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박 경정이 2010년 경정 계급에 승진한 만큼 아직 승진 대상은 아니다”라며“청와대 파견 근무했던 복귀해 지구대에 가기도 하고 112에 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경정은 이날 오전 7시께 도봉경찰서에 출근했다가 이틀간의 연차 휴가를 내고 2시간 뒤 오전 9시께 경찰서를 떠났다.
박 경정은 자신을 둘러싼 문건 유출 의혹에 대해 “문건을 유출한 적이 없다. 수사를 받겠다”고 답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