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첫 주말인 15일 입시전문기관에서 개최한 입시설명회마다 본격적인 대입전략을 세우기 앞서 정보를 얻으려는 학부모와 수험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후 2시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는 메가스터디가 주최한 '2015 대입 최종지원 전략설명회'가 열렸다. 쌀쌀해진 날씨에도 입시설명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체육관 앞은 인기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학부모와 수험생은 배치표를 가운데 두고 머리를 맞댔다. 설명회 시작 30분 전에 이미 체육관 1층은 학부모와 학생들로 가득 찼다. 시간이 갈수록 2층 빈자리도 빠르게 채워졌다.
입시설명회가 시작되자 체육관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메가스터디 측은 6000여명이 찾았다고 전했다. 수험생 아들을 둔 학부모 김모(51·여)씨는 “어제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 예약을 못하고 오늘 30분 이상을 기다려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면서 “혼자서 분석해 지원하기 부담스러워 설명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설명회가 시작되자 학부모와 수험생의 눈과 귀는 강단에 선 입시 전문가에게 집중됐다. 간간히 자료집을 번갈아 보며 이해도를 높였다. 예상 배치표에 있는 점수와 가채점 결과를 비교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차분하게 분석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소장은 “이번 수능에서 등급컷은 중요한 이슈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비교적 쉽게 출제된 수학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학이 정말 1등급이 100점이 될 것인가 97점이 될 것인가가 문제”라며 “자연계 수학배점이 큰데 편차가 없어 지원전략에 혼선이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입시전문가의 설명이 거듭될수록 체육관의 열기는 한껏 고조됐다. 자녀들보다 더 집중해서 듣던 학부모들은 배치표를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표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설명회가 끝나자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강의를 진행한 대입전문가에게 찾아가 자녀의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묻는 등 열의를 보였다.
아들과 함께 찾은 이모(53)씨는 “앞으로 지원전략에 대한 방향을 잡기 위해 설명회에 왔다”며 “일단 지금은 배치표를 보면서 아들이 갈 수 있을만한 대학군을 파악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이투스청솔 주최로 노원구 재현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2015 수능 가채점결과 분석회'에도 예상보다 많은 1300여명이 찾았다.
'물수능'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원 전략에 혼란이 가중된 만큼 설명회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는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강당 3층까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설명회 시작과 함께 변별력을 읽은 이번 수능에 대해 비판 섞인 주장을 내놨다.
그는 “설명회 20년 만에 오늘만큼 마음이 무거웠던 적이 없다. 굉장히 당황스럽다”며“자연계 수학에서 만점 표준점수 130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이종서 소장의 말에 입을 굳게 다물고 경청하던 학부모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설명이 이어지자 참석자들은 강단에 설치된 슬라이드와 자료집을 번갈아 살펴보고 필요한 내용은 메모했다.
설명을 듣던 박희선(49·여)씨는 “변별력이 없으니 상위권에서는 다 비슷비슷한 점수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대혼란이 예상된다”며 “예상보다 힘든 준비가 될 것 같은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니 앞으로 있을 설명회에도 계속 가볼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회에는 등이 굽어 보행기에 몸을 의지한 채 느린 걸음으로 체육관을 빠져나오는 백발의 할머니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 손자를 위해 취미로 입시공부를 하고 있다는 문모(78) 할머니는 "청솔학원에서 학부모 입시교실을 3년간이나 다녔고 이렇게 입시설명회도 기회가 되면 온다"며 "젊었을 때는 교육계에 있었기에 이해도도 높아 나이가 있어도 배울 수 있었다. 손주를 위해 입시 공부를 하는 게 즐겁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입시전문가는 수시모집을 할지 말지를 정하고 본인 스스로 전문가가 되도록 최근 2~3년간의 선발 인원, 경쟁률, 추가 합격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이사는 “다양한 변수를 잘 고려해야하고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등을 고려해 최종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모의지원 서비스를 통해 정시 지원 가능 대학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강남구 진선여고에서는 하늘교육·수만휘닷컴 주관으로 입시설명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