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3일 한-호주 및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외통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여야정 협의체의 합의문을 반영한 비준동의안 2건을 일괄 상정해 처리했다.
여야정 협의체의 합의문은 축산업체 피해보전대책과 늦어도 12월2일까지 본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을 최종 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외통위원들은 여야정 협의체 합의를 존중, 비준동의안 처리는 하지만 해당 안이 외통위에 보고조차 된 적이 없다며 졸속 처리라고 정부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국회 산업위 참석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가 여야 의원들의 반발로 뒤늦게 참석,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 여야정 협의체 합의와 관련, “논의할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으로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려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스스로 통법부임을 자인해버린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 의원은 “어떻게 통일부, 외교부 예산과 한-호주 FTA, 한-캐나다 FTA를 동시에 상정해서 같은 날 처리할 수 있나. (외통위원 중) FTA 질의한 분은 거의 없다”며“이런 방식으로 제 스스로 제 입법권이 포기되는 상태에 대해 정말 자괴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외통위와 산자위(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드디어 나뉘어서 통상업무가 산자위로 가서 처음 오는 통상 조약이다. 산자위는 쭉 보고 받았지만 우린 심사기관인데 중간보고도 받은 적 없다”며 “제대로 된 (절차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해찬 의원도 “체결 전 외통위에 한 번도 진행상황을 자료조차도 제공한 적이 없다”며 “한-호주, 한-캐나다 FTA 과정에서 보니까 이해관계 당사자 의견수렴 과정이 소홀했다”고 비판한 뒤 “(한-중 FTA는)외통위에서도 심의를 하고 해당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나서 처리해야지 지금처럼 졸속하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도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 최재천 의원의 말씀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한다”고 동의했다. 이어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이 국회 안에 있는데 중요한 FTA 두 건을 처리하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윤상직 장관의 참석을 촉구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 역시 “통과절차로 끝나선 안 된다. 여기(외통위)서 의례적으로 절차상 비준동의안은 외통위를 통과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모든 책임은 이 상임위에 있다. 이렇게 해선 비준동의 해 줄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절차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번에 심사과정에 있어서 충분한 자료를 얻지 못했다. 저희는 공청회 한 번 한 게 다”라며 “산자위에선 어떤 식으로 보고하고 논의했는지 그 자료라도 추후에 제출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비준동의안 의결 직전 뒤늦게 회의에 참석해 “산업위는 (보고)하고 있지만 외통위 보고는 미흡했던 것 같다”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전체적으로 중국 시장의 미래선점이란 점에서 협상전략을 세웠다. 한-미, 한-EU FTA처럼 사회적 마찰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