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故(고) 신해철씨 사망과 관련해 신씨의 수술을 집도한 병원장이 9일 경찰에 출석해 9시20여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오후 다음날 0시16분께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S병원장 강모씨는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조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위 축소수술에 대해서는 “확실히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자세한 것은 조사과정에서 다 말씀드렸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장협착 수술 이후 금식에 대해 신씨에게 명확히 설명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분명히 설명했다”며 “(신씨가) 3번의(2009년, 2012년, 2014년)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확실히 알고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과실 여부', '퇴원을 시킨 이유', '사망원인' 등 취재진에 질문에 “(경찰)조사과정에서 다 말씀드렸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차량을 타고 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은 이날 강씨가 신씨의 수술을 집도하고 이후 회복 과정에서 적절한 처치를 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또 직접적인 사인으로 추정되는 '장 천공' 발생에서의 과실 여부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병원 측이 사전 동의 없이 위 축소 수술을 진행했다는 신씨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씨를 상대로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조사에서 위 축소수술에 대해 “위와 장이 유착된 상태여서 이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위벽이 약화됐고 이에 따라 위벽강화술을 실시한 것일 뿐 위 축소 수술이 아니다”라며 “이와 관련해 사전에 신씨에게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강씨는 “수술 자체는 정상적으로 했고 이후 신씨가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을 때도 적절한 검사와 조치를 취했다”며 “장 천공은 수술 때 생긴 것이 아니라 그 이후 발생했는데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후 2시44분께 서울 송파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한 송파구 S병원장 강모씨는 조사에 앞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그 과정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신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수술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장 천공이 신씨의 직접적 사인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S병원 병상 간호사 3명과 수술실 간호사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수술실 상황과 수술 후 응급처치 경과 등에 대해 진술했으며, 수술과 회복에 관한 모든 조치를 원장의 지시에 따라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부검 결과를 통보받는 다음 주께 강씨에 대한 조사 내용 등을 종합해 대한의사협회에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