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등의 개인정보 관리 소홀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복지위는 20일 오전부터 국회에서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최근 3년간 유명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의 개인정보를 허락 없이 열람한 사례가 1122건”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무단 열람자에 대한 징계는 대부분이 단순 훈계 처리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인 의원은 “지자체를 포함한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개인정보의 무단 열람과 유출 사고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지만 처벌은 훈계나 서면경고 등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며 “관계 기관에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한 징계조치를 내리고,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관리 기준을 엄격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도 정보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개인정보 불법접근·열람 의심사례'를 근거로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 불법접근의심사례가 지난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1만402건에 달하고 적발 사례도 44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개발원의 정보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보개발원은 행복e음 등 개인정보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구축하고 있다. 시스템의 정보보안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함에도 용역업체 비밀유지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대체돼도 모르는 등 방만한 운영 행태를 보였다”며“시스템의 정보관리에 주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 복지부 출신 인사들의 유관기관 재취업 문제와 수의계약 비리 문제 등 '도덕적 해이' 문제도 집중 추궁됐다.
김현숙 의원은 “지난 2005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복지부 퇴직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이 정보개발원으로, 총 10명의 복지부 직원들이 자리를 옮겼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관기관으로의 재취업도 69명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정보개발원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보건복지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민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함에도 2년 연속 고객만족도와 공공기관 경영평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면서“전문성 확보를 위해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재의 채용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희목 원장은 “현재 일하고 있는 간부들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인사를 할 때에는 전문성을 고려해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최동익 의원은 “정보개발원이 푸시(알림)서비스와 문자서비스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 이사의 결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 없이 본부장이 직접 전결했다. 이 두 가지 서비스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돈을 줬을뿐만 아니라 계약도 안 한 상태에서 특정 업체에 1억원이 넘는 돈을 줬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는 21세기 봉이 김선달 사건과 같다”면서 복지부에도 “여태까지 이 사건을 파악하지 않고 뭘 했느냐”며 질타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대해서는 연구의 질적 수준 하락 등 연구원의 실효성 논란이 집중 부각됐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보건의료기술(제품)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위해 2009년 3월 설립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연구직원의 잦은 이탈로 연구의 연속성과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 연구원 개원 이후 정규 연구직 퇴직자가 모두 33명이나 되는데 그 중 14명이 대학 교수로 이직했다"며 "교수 양성소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연구원의 보고서가 대부분 정책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정책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예산 낭비가 심각하고 연구원의 설립 취지조차 무색한 실정"이라며 "이런 기관이 왜 존재해야 하고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임태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이 “우리 연구원 연구자들이 연구를 통해 자기계발을 하면 대학으로 이직을 (한다). 외연을 넓힌다고 보고 좋게 해석하고 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기관장이란 분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기가 막힐 이야기”라며 “정신이 지금 온전한 상태인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