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북한이 연일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 부근에서 침투도발을 하는 의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서는 다른 한쪽에서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가 무슨 목적을 갖고 있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겸 노동당 제1비서의 건재과시용, 대북전단 살포 저지용, 제2차 남북 고위급접촉 전 기선제압용 등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20일 “김정은이 40일만에 나타난 뒤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나아가 본인이 보이지 않아도 군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정치를 주도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대남 도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2차 고위급접촉과 관련, “북한은 고위급 접촉 등 남한과 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발을 통해 남한사회를 흔들고 있다”며 “과거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가 협상에 유화적으로 응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전례에 따른 학습효과로 인해 박근혜정부를 협상 전에 흔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에 관해서도 “대북삐라 살포가 북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탈북자들 인터뷰를 해봐도 삐라를 통한 심리전은 충격이 크고 북한 지도부가 가장 싫어하는 게 삐라살포”라며 “실제로 이번 도발 후 정부가 삐라 살포를 자제해달라고 말했으니 북한의 의도가 먹혀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최근 남북 고위급 정치군사회담에서도 대북 전달 살포 문제와 관련해 한국측의 입장에 아무 변화가 없자 북한이 휴전선 인근지역에서의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는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이처럼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초강경 태도를 취함에 따라 남북이 (대북전단 관련)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이 개최되지 못하거나 개최되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도발에 대해 “총격까지 오간 것은 현재 남북관계 상황을 반영한다”며 “과거 같으면 서로 경고를 했는데 이제는 사격을 하는 상황이다. 총격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확전될 수도 있고 우발적인 충돌이 국지전으로 발전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고 교수는 “북한이 의도를 갖고 했다면 고위급접촉을 앞두고 군사문제를 의제화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며 “'군사적인 위기가 외교적인 기회'란 말도 있는데 어쨌든 위기가 발전되지 않고 외교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